[취재현장] 임영록·이건호, ‘조직 위한 길’ 심사숙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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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0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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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정말 다급해서 '도둑이야'라고 소리치고 있는데 '시끄럽다'며 야단을 친다면 도둑질을 방관하고 있어야 하는 것인가. 은행장으로서 그럴 수 없었다."

주전산기 교체 논란으로 '바람 잘 날 없는'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개최한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최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의 경징계 처분 이후 조직 내 기강을 위해 주전산기 교체 관련 KB금융지주 및 국민은행 임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말 국민은행 IT본부장 인사에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개입했음을 금감원 제재심에서 언급했다고 밝혀 또다른 갈등의 불씨를 남기기도 했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조직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주전산기 교체 관련 임원들을 검찰에 고발하고 거취 문제도 은행 이사회에 일임했다지만 금융권에서는 이 행장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당초 주전산기 교체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해결을 위한 내부 의견이 엇갈리더라도 임영록 KB금융 회장 또는 지주 측과 협의해 자체적으로 해결했어야 할 문제를 금융당국에 보고한 것 자체가 조직 기강을 무너뜨린 행위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취임 당시만 해도 이 행장은 고질적 문제점 중 하나로 꼽혀온 국민·주택은행 출신 간 채널 갈등을 해결할 적임자라는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현재는 이 행장과 임 회장 간의 갈등, 지주와 은행 간 갈등으로 또다른 형태의 편 가르기 구조가 형성됐다.

이처럼 국민·주택은행 출신 간 채널 갈등이라는 고질병을 씻어내기도 전에 지주와 은행 간 편 가르기 양상이 심화될 경우 리딩뱅크 탈환은 공염불로 그칠 공산이 크다.

물론 국민은행 노동조합의 주장처럼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온 데에는 이 행장 뿐만 아니라 임 회장의 책임도 크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금융그룹'이라는 타이틀을 되찾고 진정으로 조직을 위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임 회장과 이 행장 모두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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