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재의 골프 노하우](53) 스윙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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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2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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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원하게 스윙해봐야 단점 알 수 있어

                                              [사진=조영재 박사 제공]



골프 연습장은 언제나 진지한 분위기다.

이제 막 골프를 시작한 초보에서부터 스크래치 플레이어에 이르는 고수들까지 연습장에서 장난으로 볼치는 골퍼는 없다. 그런데 열심히 땀 흘리며 볼을 치는 진지함 속에 엄청난 무지함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하비 페닉의 리틀 레드 북’에 나오는 일화 하나를 소개한다.

하비 페닉(Harvey Penick·1902~1995·미국)은 레슨 프로로서 톰 카이트, 벤 크렌쇼, 미키 라이트 등의 제자를 길렀다. 1992년작 ‘리틀 레드 북’이 베스트 셀러가 되었으며, 2002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페닉의 제자 하나가 매치플레이에서 이겨 전화로 기쁜 소식을 스승에게 전했다. “내일은 더 쉽게 이길 것같아요. 그 선수는 그립도 엉망이고, 스윙폼도 엉망이더라구요.”

이 말은 들은 페닉은, 내일 제자가 질 것을 예상한다. 그러고 예상대로 제자는 졌다. 페닉은 나중에 제자에게 다음과 같은 레슨을 한다. “그립은 좋은데, 스윙이 엉망인 골퍼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그립은 엉망인데, 스윙은 좋은 골퍼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그립도 엉망이고 스윙도 엉망인 골퍼는 정말로 조심해야 한다. 그런 상태로 너와 대적할 실력이라면, 그 사람은 자신의 단점을 이미 뛰어넘었고, 이기는 방법을 아는 골퍼이기 때문이다.”

연습장에서의 무지함이란, 개성을 말살하고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스윙폼을 가르치려고 하는 것이다. 연습장에서 레슨을 받고 있는 골퍼들을 보면 불쌍하다. 하나같이 레슨프로들의 욕을 먹고 있으니 말이다. 돈내고 땀흘리면서 욕까지 먹고 있으니,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든다.

위 일화에서 페닉의 레슨은 단순하다. 골프는 결과가 말해준다. 이긴 사람이 잘 한 것이고, 볼을 원하는 곳에 제대로 잘 보낸 사람이 잘 한 것이지, 스윙 좋은 사람이 잘 한 것이 아니다. 스윙 좋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프로들만큼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프로들의 스윙도 모두 다르지 않은가? 그러니 한 가지 스윙만 고집할 필요는 전혀 없다.

넘고자 하는 벽에 부딪쳐 오늘도 연습장에서 열심히 땀 흘리고 있는 골퍼들에게 한 가지만 전한다면, “시원하게 스윙하라”는 것이다. 스윙폼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자신의 신체적 조건에 어울리는 시원스러운 스윙을 해 봐야 그 결과로 드러나는 단점이 명확해진다.

볼이 잘 떠서 원하는 곳으로 가지 않는 이유는 다음 두 가지 이유 뿐이다. 임팩트 순간에 클럽페이스가 타깃방향과 스퀘어가 되지 않으면, 훅이 나거나 슬라이스가 난다. 훅이 나는 것은 볼을 칠 때 클럽 페이스가 닫히기 때문이고, 슬라이스가 나는 것은 페이스가 열리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빨리 골프를 잘 치게 된 사람들은 이 단순한 원리를 알고 교정을 한 것이다. 페닉의 말대로, 그립이 좋고 스윙이 엉망인 사람은 스윙이 좋아지기 전에는 잘 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립이 엉망이고 스윙이 좋은 사람은 항상 훅이나 슬라이스에 시달리게 되어 있다.

그립이나 스윙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시원스럽게 클럽을 휘둘러보라. 그리고 그 결과를 지켜봄으로써 배울 수 있다.

 

 

골프칼럼니스트 (WGTF 티칭프로, 음향학 박사)
yjcho2@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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