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중국 일사분란한 지진 대응, 우리에게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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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1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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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화사 제공]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인명구조가 우선이다, 단 한명도 포기하지 마라" 중국 윈난(雲南)성 루뎬(魯甸)현 지진현장 진두지휘를 나선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현장에서 이렇게 목청을 높였다. 지진이 발생하자마자 국가방재위원회 비서장, 민정부 부부장 등의 국무원조직을 긴급 구성하고 다음날 현장을 찾은 리 총리의 모습은 적극적이고 과감했으며 심지어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리 총리는 몸을 사리지 않고 진앙지 5km 지점까지 들어가 정확한 피해상황을 파악했으며 눈을 번쩍 뜨고 귀를 활짝 열며 뜨거운 발로 피해주민의 상처와 슬픔을 위로했다.

 무엇보다 눈에 띈 것은 리 총리의 지휘아래 일사천리로 이뤄진 재해대응과 시스템이었다. 지진이 발생한지 3분 만에 인근 소방대원과 구급인력이 구조장비를 갖추고 현장에 투입됐으며 현장에서 한참 떨어진 수도 베이징(北京)에서도 4분여 만에 긴급대응시스템이 가동됐다. 이에 따라 공안·경찰·구급대원·의료진·지진전문가 및 정부 관계자가 신속하게 현지로 집결했다. 각 유관기관과의 정보 전달도 신속하게 이뤄졌으며 이처럼 재난 대응은 준비된 듯 순조롭게 진행됐다.

  '늦장대응'과 '소통부재'로 있어서는 안될 안타까운 희생이 줄을 이었던 세월호 비극을 겪은 우리에게 중국의 일사분란한 대응과 최고지도부의 대처는 어쩐지 씁쓸한 미소를 짓게 한다. 해경과 구조대 등의 업무태만과 소극적 대응, 소통의 부재는 승객들의 갑판집결 및 퇴선 등 시의적절한 지시를 할 수 있는 30여 분의 골든타임을 스스로 놓치는 참혹한 결과로 돌아왔다. 사랑하는 가족을 구할 수 있음에도 구할 수 없었다는 사실은 유가족에게 절대 지워지지 않을 깊은 상처가 됐다. 

 다만 위로가 되는 것은 중국 재해대응시스템의 '변신'은 쓰촨(四川) 대지진 등 뼈아픈 비극을 통해 얻은 성과라는 사실이다. 비극을 겪었다고 모두 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세월에 아픔은 무뎌지고 시간이 과오를 덮을 수 있다. 정부 당국은 이를 반드시 경계하고 효율적인 시스템과 연락망 개설 등 철저한 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를 통해 인재(人災)를 줄이고 재난에 직면했을 때 국민이 원망이 아닌 고마움을 느낄 수 있게 되기를 조심스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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