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김한길·안철수’ 체제, 떠난 손학규…‘세대교체 신호탄이냐, 계파 패권주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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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3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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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왼쪽)과 안철수 공동대표[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7·30 재·보선 참패로 대혼돈에 빠진 새정치민주연합이 중대 기로에 직면했다.

새정치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31일 7·30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한 데 이어 수원 병(팔달)에서 참패한 손학규 상임고문은 정계은퇴를 선언, 당내 역학 구도가 요동칠 수밖에 없어서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는 새정치연합이 부단한 혁신을 감당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며 “백의종군의 자세로 임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안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평당원으로 돌아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뒤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도 묵묵부답인 채로 국회 본청을 떠났다.

지난 3월 26일 야권통합을 단행한 두 공동대표가 불과 4개월(128일) 만에 ‘동반 퇴진’이란 불명예를 쓰게 된 셈이다.

이후 5시간 뒤인 국회 정론관에서 손 상임고문이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정치를 그만둔다”면서 “7·30 재보선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이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에서는 들고 날 때가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평소 생각”이라며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는 것도 저의 생활 철학이다. 책임 정치의 자세에서 그렇고, 민주당(새정치연합)과 한국 정치의 변화와 혁신이라는 차원에서 그렇다”고 밝혔다.

이로써 7·30 재·보선 패배로 이들이 외곽으로 밀려나면서 비노는 구심점을 읽게 될 전망이다. 반면 친노(친노무현)그룹은 치고 나갈 수 있는 모멘텀을 형성하게 됐다.

친노와 비노의 계파 갈등의 단초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제1야당이 그간의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계파 패권주의의 덫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세대교체의 신호탄으로 작용해 당의 모든 것을 바꿀 수도, 친노와 비노의 갈등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사퇴와 손 상임고문의 정계은퇴 장면을 본 당 한 관계자는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에는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의 모든 문제가 담겨있다. 구 민주계 일부 인사들에게 의존하는 하위 정치 문화와 계파 갈등 등 분열 프레임에 노출된 당의 허약한 체질이 그것이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사퇴 직후 당 내부에서 일부 계파의 전대당회 준비설이 떠돌아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다만 두 공동대표의 사퇴와 손 고문의 정계은퇴로 비노의 축이 사라진 만큼 향후 세대교체 프레임을 고리로 486그룹 등이 당을 장악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요동치는 비노 내부 역학구도로 486그룹과 혁신그룹인 ‘더좋은미래’ 등이 당의 간판 얼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그동안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을 이용만하는 전략으로 쓰면서 전혀 공당으로서의 책임감을 보이지 못했다”며 “말로만 정치 개혁을 외치면서 기대치를 높이다가 실제로는 전혀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못한 것은 전략의 실패”라고 말했다.

7·30 재·보선 민심에서 드러난 국민의 명령이 ‘변화와 혁신’이었던 만큼 이념이 아닌 ‘민생’, 지역과 경제 살리기로 제1야당의 수권정당화를 이뤄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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