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학살에 대한 이스라엘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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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2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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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이스라엘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이달 사망자만 1000명에 육박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침공한 이스라엘이 내놓은 변명은 간단했다.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생명을 죽인다는 얘기다. 물론 말도 안 되는 행위다. 이스라엘군은 28일 하루에만 가자에 로켓포탄 8발을 쐈다. 4살짜리 어린아이를 비롯한 2명이 현장에서 숨졌다. 이스라엘은 학살이라는 국제적인 비난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가자지구를 공포로 몰아넣은 공습은 6월 초 발생한 이스라엘 소년 살해사건이 화근이었다. 이스라엘 10대 소년 3명이 납치된 후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스라엘은 바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맞아도 싸다'는 논리로 곧장 가자지구에 무차별적인 공습을 가했다. 일부 극단 세력은 팔레스타인 소년을 납치해 산채로 불에 태우기도 했다.

이스라엘 공중 폭격은 가자지구 시민에게 지옥 같은 불구덩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인에게는 축포다. 포탄을 맞은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울부짖는 모습과 달리 이스라엘인은 폭격을 구경하고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스라엘 어린이는 포탄에 자기 이름이나 이스라엘 승리를 염원하는 글귀를 쓰기도 했다. 국제사회는 방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가자사태에 대해 인도주의적으로 정전해야 한다는 성명만을 냈다. 성명은 이스라엘에 대해 민간인 보호를 비롯한 국제 인도법을 존중할 것을 촉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성명은 안보리 결의와 달리 구속력이 없다.

일찍이 인류는 자유와 평등, 평화를 3대 이상으로 삼았다. 세상 모든 사람이 자유를 누리면서 어느 곳에서든지 평화롭게 살기를 바란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 고결학고 아름다운 이상이다. 유대인은 그동안 모진 세월에서 어느 민족보다 이러한 이상을 꿈꿔왔을 것이다. 어떤 변명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이스라엘 유대인이 받은 잔혹한 학살을 되풀이한다면 그동안 흘린 눈물보다는 사악한 웃음이 기억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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