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생존학생 “승무원·해경 도움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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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28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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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 세월호 사고 생존 학생들이 탈출 과정에서 승무원이나 해경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28일 오전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선 단원고 생존학생 6명은 이같이 밝히고, 선원 및 해경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이날 재판에는 이준석 선장 등 피고인들이 참석하지 않았으며, 재판부의 비공개 결정으로 인해 학생 가족과 취재진 등 10여명만 참석했다.

세월호 4층 선미 쪽 왼편 SP1 선실에서 빠져나온 A양은 “배가 기울어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90도로 섰다”며 “옆에 있던 출입문이 위로 가 구명조끼를 입고 물이 차길 기다렸다가 친구들이 밑에서 밀어주고 위에서 손을 잡아줘 방에서 빠져나왔다”고 전했다.

A양은 “선실에서 나와보니 비상구로 향하는 복도에 친구들 30여명이 줄을 선 채로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구조대가 오지 않아 한명씩 바다로 뛰어들었는데 내가 뛰어든 뒤, 파도가 비상구를 덮쳐 나머지 10여명의 친구들은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말하며 울먹거렸다.

A양과 함께 있던 B양 등 4명도 승무원들의 도움 없이 친구들끼리 도우면서 빠져나왔다고 증언했다.

B양은 “손 닿으면 닿을 거리에 있던 고무보트에 탄 해경은 비상구에서 바다로 떨어진 사람들을 건져올리기만 했다”며 “비상구 안쪽에 친구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는데도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학생도 “해경이 비상구를 연 것도 아니고, 먼저 나간 친구가 문을 여니까 해경이 ‘나왔다, 나왔다’고 했다”며 “제가 마지막으로 나왔는데 애들이 많이 있다고 했는데도 해경은 구명조끼를 벗으라고만 했다”고 진술했다.

학생들은 증언 말미에 재판부를 향해 승무원들을 엄벌에 처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재판부는 학생들이 대부분 안산에 거주하며, 사고 후유증으로 장거리 이동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그동안 재판이 열렸던 광주가 아닌 안산에서 재판을 열기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화상증언을 계획했지만 학생 대부분이 친구와 함께 증인석에 앉는 조건으로 법정 증언을 희망해 5명의 학생이 법정에 나왔다. 1명은 심리적 안정을 위해 법정 옆에 마련된 화상증언실에서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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