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시즌, 수출기업 환율 쇼크로 폭락한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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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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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환율 쇼크로 수출기업의 수익이 감소할 것이라던 우려가 현실화 됐다.

어닝시즌을 맞아 수출기업들의 성적표를 펼쳐보니 환 손실에 울상인 것이다. 비교적 환 헷지가 잘 갖춰진 대기업들이 이러니 중소기업의 피해는 더욱 클 것으로 우려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어닝시즌이 한창인 중에 환 손실이 컸다는 수출 주력 기업들의 볼멘소리가 무성하다. 기업별로 실적 희비가 갈리기도 했지만 환율의 악영향을 받았다는 데는 이구동성이다. 달러 부채가 많아 순이익에서 득을 본 기업들도 수출이 저해된 부분을 토로했다.

어닝 쇼크 수준의 2분기 실적을 예고했던 삼성전자는 “달러와 유로화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신흥국 통화에 대해 원화 강세가 지속돼 전사 실적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2분기 자동차를 작년 같은 기간보다 4.4% 더 팔았지만 영업이익은 13.3% 줄었다. 역시 “상반기 환율이 작년동기보다 5.1% 하락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기아차도 “수출이 75% 달하는 사업 구조상 원고 현상이 지속돼 수익성이 크게 하락했다”며 작년 2분기보다 영업이익이 31.7%나 줄어든 실적을 내놨다.

통상 환율 하락 시 실보다 득이 많을 것으로 여겨졌던 정유사도 해마다 석유제품 수출 비중을 늘려오다보니 이번에 적지 않은 환손실을 봤다. 2분기 50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SK이노베이션은 정제마진 약세와 더불어 환율 급락에 따른 재고평가 손실을 요인으로 꼽았다.

실적이 비교적 좋았던 기업들도 환손실의 아쉬움이 남았다. LG디스플레이는 “원화강세로 1300억원 가량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영향이 있었다”며 “예기치 못한 환율로 더 좋은 성과를 기대했지만 못미쳤다”고 밝혔다.

LG전자 역시 스마트폰 호조로 호실적을 거뒀지만 가전 부문은 부진했다. LG전자는 “환율의 꽤 큰 마이너스 영향이 있었다”며 특히 “가전은 북미시장 경쟁이 치열한데, 월 풀이나 GE 등 현지 생산기반을 갖고 있는 지역 업체들에 비해 우리는 현지 생산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수출하다보니 환 임팩트가 컸다”고 전했다.
 

수출·내수기업 평균 영업이익률 추이(단위 : %)[출처 : LG경제연구소 조사(상장 제조기업 442개 대상)]



눈에 보이는 환 손실도 크지만 국내 수출기업들이 주춤한 틈에 수출시장에서 경쟁국들에 자리를 내줄 위험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이 상반기에 수출시장에서 엔화 약세를 활용한 공격적인 판촉을 해왔다”며 “하반기에도 이런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원화강세로 국내 기업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기업은 엔저로 실적호전이 뚜렷하다. 특히 2012년 하반기 이후 엔화 약세가 빨라지고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간의 명암도 갈라지는 모습이다. 국내기업의 경우 내수기업보다 수출기업의 부진이 대두되는 반면, 일본의 경우 수출기업의 호전이 두드러진다는 지적이다.

LG경제연구소 이한득 연구위원은 “그간 대규모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이들 소수 기업들의 실적에 가려 대부분 수출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덜 부각된 측면이 있다”면서 “최근에는 수출 대기업들의 실적 악화도 가시화되고 있어 중견 수출기업들의 사정은 훨씬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최근 우리나라의 기초적 경제 요인을 감안하면 원화가치 상승 추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원고-엔저를 우리나라 경제주체들이 직면한 경제 여건으로 인식하고 다각적인 방법을 강구하고 대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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