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검으로 발견된 유병언…가짜 아냐? 의문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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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2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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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우형호 전남 순천경찰서장이 유병언으로 추정되는 사체가 발견됐다는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장봉현 기자]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경찰이 전남 순천의 한 야산에서 발견된 변사체의 지문과 유전자 감식결과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유씨가 맞는지를 놓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우형호 순천경찰서장은 22일 오전 경찰서 3층 회의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변사체의 DNA가 그동안 검경 수사 활동으로 확보한 유병언의 DNA와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구두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우 서장은 "최초 발견 당시 고도로 부패돼 지문을 채취하기 어려웠으나, 냉동실 안치 후 3차례에 걸쳐 손가락을 잘라 열 가열법을 이용해 지문 재취를 시도, 오늘 새벽에 변사자 오른쪽 검지에 남아있던 지문 1점을 채취해 검색한 결과 유 전 회장 지문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유 전 회장으로 추정되는 사체는 지난달 12일께 순천 송치재 휴게소로부터 2.5km 가량 떨어진 서면 학구리 매실 밭에서 부패한 상태로 발견됐다. 사체는 발견 당시 백골이 드러나고 머리카락이 분리될 만큼 이미 80% 이상 부패한 상태로 신체 형태로는 신원을 분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경찰은 피부 조직을 통한 DNA 감식이 아닌 허벅지 뼈를 절단해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다.

의문은 여기서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백골화는 5년~7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 내부에서도 부패정도로 봐서는 6개월은 지났다며 유씨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제기하고 있다.

지난 5월 25일 순천 자신의 별장에서 달아난 것으로 알려진 유씨가 아무리 날씨가 아무리 더웠다 하더라도 불과 18일 만에 백골 상태의 변사체로 발견된다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또 발견 당시 변사체는 겨울 옷차림에 벙거지를 쓰고 있었고, 시신 옆에는 천 가방 안에 소주 2병과 막걸리 병이 들어 있는 상태였다.

사망 시점을 5월 말로 보더라도 무더운 날씨에 겨울옷을 입을 이유가 없고,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유씨가 왜 가방에 술병을 넣고 다녔는지도 의문이다. 이 때문에 구원파 신도들도 의문을 표하고 있다.

평소 구원파 신도 등의 보호를 받으며 도피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진 유씨가 어떤 경위로 홀로 노숙자 차림으로 아무도 없는 밭에서 죽어갔느냐 하는 점도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주변 주민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4월까지 벙거지에 검은 바바리 차림으로 현장 주변에서 배회하는 노숙자를 자주 목격했는데 최근 보지 못했다는 증언도 잇따르는 실정이다.

유씨는 과거 안양교도소 수감 당시 오른손 중지가 휘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사체에선 이런 특징도 확인되지 못했다.

특히 경찰은 그동안 사체가 발견된 송치재 주변을 총 55회에 걸쳐 연인원 8116명을 동원해 정밀 수색했다. 그러나 송치재 인근 유병언 별장에서 불과 2.5㎞ 떨어진 매실 밭에서 유씨는 주검으로 발견됐다.

대규모 경찰인력을 투입했으면서도 별장과 10여분 거리에 있는 곳에 있는 사체를 왜 발견하지 못했는지 의문이다.

이밖에도 경찰은 지난 6월 12일 사체를 발견하고도 뒤늦게 유병언으로 확인됐다는 발표도 여전히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다른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으려면, 검·경의 초동대처 미흡과 부실수사로 밖에 불 수 없는 부분이다.

우형호 서장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 결과를 토대로 2차 부검이 완료되면 사인이 더욱 명확하게 확인될 것"이라며 "사망원인 등을 명확히 밝혀 한 점의 의구심도 없도록 투명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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