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변사체 지문과 유전자 감식 유병언과 일치"…초동수사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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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22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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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우형호 전남 순천경찰서장이 유병언 추정 변사체 발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장봉현 기자]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경찰이 지난 6월12일 전남 순천시 서면의 학구리 한 야산에서 발견된 변사체 오른쪽 검지에서 채취한 지문과 유전자 감식결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22일 밝혔다.

주검이 발견된 현장에는 ㈜한국제약 생산 'ASA 스쿠알렌' 빈병에 제조회사가 구원파 계열사로 표시돼 있고, 유 전 회장이 쓴 책의 이름이 새겨진 천가방이 함께 발견됐다.

우형호 순천경찰서장은 이날 순천경찰서 3층 회의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 21일 저녁 경찰청으로부터 순천서 변사체의 DNA가 그동안 검경 수사 활동으로 확보한 유병언의 DNA와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구두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최초 주검을 발견당시 고도로 부패돼 지문을 채취하기 어려웠으나, 냉동실 안치 후 3차례에 걸쳐 손가락을 잘라 열 가열법을 이용해 지문 재취를 시도, 오늘 새벽에 변사자 오른쪽 검지에 남아있던 지문 1점을 채취해 검색한 결과 유 전 회장 지문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지난 6월12일 오전 9시6분께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야산에서 주민 박모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을 때 주검은 이미 80% 이상 부패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단순 변사자로 보고 발견 뒷날인 지난달 13일 국과수에 피부 조직이 아닌 허벅지 뼈를 절단해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다. 뼈를 통한 유전자 감식의 경우 미토콘드리아 확인법을 통해 40여일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변사체가 유씨가 확실하다고 추정할 수 있는 근거로 정황증거와 감정결과를 함께 제시했다.

현장에는 구원파에서 생산한 ASA 스쿠알렌 빈병과 막걸리 병, 소주 빈병, 유씨의 책제목이 안쪽에 적인 천으로 된 가방, 직사각형 돋보기 등이 있었다. 변사체가 입은 상의 파카는 고가의 이태리제 '로로피아나' 제품이었으며, 신발도 '와시바'라는 고가의 명품으로 밝혀졌다.

경찰의 초동대처 미흡과 부실수사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 서장은 유류품을 발견 당시 유씨로 추정할 수 있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 부분이 미흡했던 것을 인정한다"면서 "사체는 심하게 부패가 진행돼 확인할 방법이 없었지만 고급품이라는 것을 당시에 간과했다. 그때 채취했더라면 긴급하게 국과원 의뢰해 좀 더 빨리 나왔지 않았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동안 변사체가 발견된 송치재 주변을 총 55회에 걸쳐 연인원 8116명을 동원해 정밀 수색했다.

유병언이 순천 일대에서 도피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정황이 수차례 포착됐음에도 불구하고 시신이 발견된 지역은 아예 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고, 송치재 주변 구원파 관련 부동산 등 143곳만 수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송치재 인근 유병언 별장에서 불과 2~3㎞ 떨어진 매실밭 주인 박모씨의 시신 발견과 신고 이후에도 단순 변사자 처리를 한 셈이다.

우 서장은 "국과원의 정밀 감정에 따른 결과를 토대로 2차 부검이 완료되면 사인 등이 더욱 명확히 확인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앞으로 변사자의 이동 동선을 정확히 파악하고 사망 과정에서 타인의 물리력이나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는 등 한 점의 의구심도 없도록 투명하게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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