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 격전지④-김포] 토박이 홍철호 VS 큰 인물 김두관…서로 약점이 강점 ‘장군멍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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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2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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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 후보, '굽네치킨' 대박 일군 자수성가 지역일꾼…김 후보, 지역연고 없지만 다양한 정치·행정 경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홍철호 후보가 18일 김포 양촌읍 사무소를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좌) 김두관 후보와 김한길, 안철수 대표가 18일 풍무사거리에서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우) [사진=조문식·석유선 기자 ]

아주경제 석유선·조문식 기자 = “홍철호 후보는 조상 대대로 400년 동안 김포를 지켜온 김포 사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일할 줄 아는 김두관 후보는 이장·군수·장관·도지사까지 지낸 소문난 일꾼”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여야 지도부는 18일 나란히 7·30 재보궐 선거 격전지 중 하나 인 김포로 출동했다. 새누리당은 홍철호 후보 선거 사무소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김두관 후보 선거 사무소에서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당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김포 시민들에게 자신들의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새누리당은 정치 신인인 홍 후보를 ‘토박이 지역 일꾼’으로 밀어줬고, 새정치연합은 지역 연고가 없는 김 후보를 이장, 군수를 거쳐 장관, 도지사까지 지낸 ‘큰 인물’로 치켜세웠다.

이같은 당 지도부의 지지를 등에 업고 이날 홍 후보는 농촌 지역과 50대 이상 중장년 층을, 김 후보는 신도시와 20~40대 표심 잡기에 분주했다.

홍철호(좌측) 7.30 재보선 김포 지역 후보가 18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함께 양촌읍사무소를 방문해 이야기를 듣고 있다.[사진=조문식 기자 ]


홍 후보는 이날 김무성 대표와 함께 김포시 양촌읍 사무소를 시작으로 양촌 노인정, 통진읍 마송 5일장 상가 등을 찾았다. 김 대표는 주민들에게 “지역민들이 원하는 대로 지역 일꾼이 공천을 받았다. 당선도 지역 주민들 뜻대로 돼야 한다”며 홍 후보 지지를 당부했다. 양촌읍 노인정에서는 “노인 복지 예산 확충에 박근혜 정부가 더욱 힘쓰겠다. 홍 후보가 당선돼야 우리가 원내 과반이 되어야 힘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김한길·안철수 대표와 함께 이 지역 교통 현안인 ‘김포도시철도’ 조성 상황을 점검하러 김포도시철도사업단을 먼저 방문했다. 김 후보는 “총 사업비 1조 5000억 원 가운데 시가 부담해야 할 3000억 원을 국비로 확보해 반드시 조기 개통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당 차원에서 국비가 투입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사우동 화장품 특약점을 방문한 김 후보와 두 공동대표는 여성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했다. 풍무 사거리 유세에서 안 대표는 “(김두관 후보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를 꾸짖고 새로운 김포,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는 거인”이라고 강조했다.

홍철호 후보는 김포에서 태어나 ‘굽네치킨’이란 브랜드로 연 매출 1000억 원 대의 프랜차이즈 회사를 만든 성공한 사업가다. 장학회 이사와 축구단 단장, 김포 상공회의소 부회장 등을 지내며 오랫동안 민심을 다져온 것이 최대 강점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재력을 바탕으로 소위 정치 좀 해보려는 ‘정치 신인’임을 약점으로 꼽는다.

반면 김두관 후보는 남해군 이장을 시작으로 군수, 장관, 도지사, 대선 경선 후보까지 지낸 다채로운 정치·행정 경력이 강점이다. 그러면서도 김포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외지인’이라는 점이 약점이다. 공교롭게 두 후보는 서로의 강점이 약점으로, 약점이 강점이 되는 ‘장군 멍군’의 대결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잘 아는 두 후보의 신경전도 그만큼 치열하다. 홍 후보는 “전학생이 (반장 선거에 나와) ‘내가 먼저 다니던 학교에서 총학생 회장을 했으니 이번 반장은 내가 해야 겠다’고 하면 그게 말이 되느냐며”며 지역 연고를 강조했다.

반면 김 후보는 “김포에는 토박이 주민이 25%, 외지 에서 새 기회를 찾아 온 주민이 75%”라며 “지역민과 친한 것도 중요하지만 국정 경험과 행정 경험을 둘 다 살려 김포의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당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형적인 도농 복합 지역인 김포는 유정복 현 인천 시장이 내리 3선 국회의원을 했을 정도로 여당이 강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김포 한강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야당 지지 성향이 강한 30~40대 젊은 층이 대거 유입됐고 부동층이 늘면서 7·30 재보선 판세를 쉽게 가늠하기 힘들다.

주민들의 후보 평가도 지역 별로 차이가 확연했다. 구도심이나 중장년층에서는 여당 지지세가 뚜렷한 반면 신도시와 젊은층에서는 야당 성향이 짙었다.

양촌읍에서 만난 박금희(50)씨는 “지역에서 나고 자란 지역 인재를 뽑아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면서 “보수와 진보의 대결, 뭐 이런 걸 떠나서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취업난 등을 해결할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성공한 사업가인 홍철호 후보에 마음이 더 간다”고 말했다.

풍무동에 사는 이형자(43)세는 “토박이냐 아니냐가 무슨 상관이냐, 일 잘하고 능력 있는 사람이 김포 발전만 시켜주면 된다. 김두관 후보는 도지사까지 한 인물이니 믿어볼 셈”며 “김포는 이제 더 이상 여당 텃밭이 아니다. 유정복 씨가 내리 국회의원을 하다가 인천 시장 하러 (김포를) 떠나서 지금 주민들 배신감이 크다”고 말했다.

김두관 7.30 재보선 김포지역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18일 풍무사거리에서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 주민들과 함께 기호2번을 상징하는 브이를 그려 보이고 있다.[사진=석유선 기자 ]


선거 초반인 현재로선 홍 후보가 김 후보보다 지지율에서 앞선다. 중앙일보·엠브레인이 16일 발표한 여론조사(800명 대상 신뢰 수준 95%, 오차 범위 ±3.5%)에서는 홍 후보가 37%의 지지율을 얻어 김 후보(28.9%)보다 우위를 점했다. 뒤이어 18일 경인일보·케이엠조사연구소가 내놓은 여론조사(500명 대상 95% 신뢰 수준, 오차 범위 ±4.4%포인트)에서도 홍 후보는 37.5%의 지지율로 31.0%에 그친 김 후보를 제쳤다.

한편 홍 후보와 김 후보의 접전 속에서 시민 운동가 출신인 정의당 김성현 후보와 기업인 출신 무소속 고의진 후보, 개그맨으로 얼굴이 익숙한 이재포 후보도 김포에서 한여름 표 밭을 일구기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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