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5일 스승의 날 "직업병에 괴로운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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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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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8년째 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리치고 있는 교사 신모(36)씨는 조금만 무리해도 쉰 목소리가 나온다.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스스로 위로하고 지내온 지 수년째. 동료나 선배 교사들을 둘러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15년차 교사인 문지예(39) 씨는 지난 5년간 고3 담임을 맡으면서 목이 쉽게 피로해지고 갈라지는 증상을 자주 겪었다. 하루 평균 3시간 이상의 수업과 진학상담, 학부모 면담 등 점심시간을 제외한 5시간 이상 쉴새 없이 말을 했다. 한달 전부터는 감기가 아닌데도 쉰 목소리가 심했고, 오전 수업에는 거북할 정도의 갈라지고 떨리는 목소리가 나왔다.

5월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이번 스승의 날은 세월호 참사로 여느때와는 달리 분위기가 엄숙하다. 가뜩이나 선생님들은 직업 특성상 크고 작은 다양한 질환으로 고통을 받는다. 특히 제대로 치료할 틈도 없이 반복되는 일상은 만성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한 이비인후과 병원이 고등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질의응답을 실시한 결과 성대질환을 경험한 교사가 약 50%에 달했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목소리 불편을 겪으면서도 ‘수업을 뺄 수 없다’는 이유로 치료 시기를 놓쳤으며, 증상이 심해져 수술로 이어지거나 재발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14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교사의 67%가 성대결절ㆍ하지정맥류ㆍ무지외반증ㆍ탈모ㆍ피부질환 등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성대 질환으로는 성대결절과 성대폴립이 있다. 직업상 지속적으로 말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인에 비해 성대에 이상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성대결절은 지속적으로 쉰 목소리가 나오고 고음에서 잘 갈라지는 등의 이상이 동반되지만, 목에 통증도 없고 음식물을 삼키는 데에도 지장이 없어 대수롭게 넘기기 쉽다.

하지만 감기나 특별한 이유 없이 쉰 목소리가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직업적으로 장기간 목을 혹사하는 교사는 음성 치료만으로는 완치가 어렵다.

김형태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대표원장은 “교사들의 성대질환은 대부분 목소리 오남용이 원인이 되는 만큼 올바른 발성법을 익히고 충분한 가습과 음성휴식을 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평소 후두마사지 등을 통해 성대가 피로해지지 않도록 관리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오랜 시간 서서 일하기 때문에 하지정맥류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에 있는 정맥의 피가 심장 쪽으로 들어가도록 하는 정맥판막이 망가져 생기는 것으로 심장으로 가야할 혈액이 역류해 압력에 의해 혈관이 늘어나면서 피부 밖으로 드러나는 질환이다.

지속적으로 방치하면 가려움증ㆍ염증ㆍ피부궤양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권종범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평소 자기 힘에 맞는 운동을 통해 다리 근육을 기르고 하체에 체중이 몰려 병의 진행을 부추길 수 있으니 체중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엄지발가락이 변형되는 무지외반증의 발병률 또한 높다. 무지외반증은 외형적으로 보기 싫다는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통증이 가장 큰 문제다. 보통 신발을 신고 오래 걸으면 아프고 쉬 피로한 증상을 보이다가, 심해지면 걷기조차 힘들어진다. 

발가락 변형이 심할 때는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정재중 대전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직업상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쉬는 시간을 활용해 족저근과 장딴지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스트레칭을 통해 발의 피로를 수시로 풀어줘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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