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떠나는 오픈마켓 시장, 진짜 위기는 ‘해외 공룡’의 침공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4-05-07 15:1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오는 6월 1일 서비스를 종료하는 네이버의 오픈마켓 ‘샵N’]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네이버의 오픈마켓인 ‘샵N’이 오는 6월 1일 서비스를 종료한다. 네이버는 지난 2일, 검색 데이터베이스로서의 상품정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오픈마켓 형태의 샵N을 정리하고 대신 오픈형 상품 등록 플랫폼인 ‘스토어팜’을 6월 2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2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한 샵N은 약 2년만에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샵N 서비스 종료를 일부 주요 사업자들이 독점하고 있는 국내 오픈마켓 시장의 구조적 한계를 방증하는 사례로 보고 있다. 샵N의 경우, 서비스 2년만에 5%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오픈마켓과 검색 사업의 연계와 관련된 억측 등 잦은 논란에 휘말리며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일었다.

따라서 이번 네이버의 결정은 검색 사업 강화라는 본연의 목적으로 돌아감과 동시에 오픈마켓 사업에서 비롯된 불필요한 잡음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새롭게 시작될 ‘스토어팜’이 기존 오픈마켓 고객들을 다수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오히려 이보다는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등 해외 공룡 사업자들의 국내 시장 공략이 기존 사업자들의 생존을 위협할만큼 심각한 위험 요인으로 꼽히고 있어 발빠른 대비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불필요한 ‘논란’ 버리고 검색 사업 ‘강화’
네이버의 샵N 종료는 정확히 말해 사업 포기라기보다는 서비스 전환이다. 오픈마켓 형태였던 샵N은 상품 등록 플랫폼인 ‘스토어팜’으로 변화를 시도하며 8~12%에 달했던 판매 수수료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정보유통플랫폼의 핵심인 상품 데이터베이스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네이버는 샵N 서비스 초기부터 우월적 포털(검색) 영향력을 앞세워 전자상거래 시장을 장악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미 충분한 해명을 통해 삽N과 포털 네이버와의 연관성이 없음을 강조했지만 샵N의 성장세가 거듭될수록 논란 역시 증폭되는 양상을 보였다. 네이버 내부에서 샵N으로 인한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평가가 나올정도로 해당 논란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네이버 샵N이 오픈마켓으로 가지는 영향력은 수치상으로는 생각보다 미미하다. 지난해 샵N은 약 8500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는데 이는 18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국내 온픈마켓 규모의 4.7%에 불과한 수준이다. 현재 국내 오픈마켓은 이베이코리아(지마켓, 옥션)와 SK플래닛(11번가)이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네이버의 샵N 서비스 전환에 대해, 기존 사업자들이 사실상 독점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태에서 낮은 수익에 비해 불필요한 잡음을 지나치게 빚고 있는 오픈마켓을 포기하는 대신 상품 데이터베이스 강화로 검색 사업에 보다 역량을 집중시키기 위한 선택으로 분석하고 있다.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논란을 근원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

네이버가 ‘스토어팜’으로 서비스를 전환하지만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중개업을 유지하는데 대해 일각에서는 상품 데이터베이스 축적후 또 다시 오픈마켓 사업에 재도전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이는 상품 거래 과정에서 소비자가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네이버가 책임지기 위한 선택”이라며 “오픈마켓 포기는 확정된 사안으로 향후 네이버가 오픈마켓 사업을 다시 시작하는 일은 절대 없다”며 확고한 의지를 나타냈다.

◆잠재적 위협? 진짜 위기는 ‘해외 공룡’
다수의 오픈마켓 관계자들은 네이버 ‘스토어팜’이 판매 수수료를 없애고 상품 데이터베이스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오픈마켓 고객들이 상당수 ‘스토어팜’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입장은 다르다. 이미 오픈마켓 사용 고객들의 패턴이 모바일 디바이스 중심으로 이동한 상황에서 네이버 상품 검색이 기존의 오픈마켓을 대신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진단이다.

네이버를 통해 특정 상품을 검색해 해당 오픈마켓으로 유입되는 과정보다는 모바일 디바이스에 맞춰 제작된 각 오픈마켓 사이트를 직접 방문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상품 데이터베이스 강화를 통한 포털(검색) 사업 강화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네이버의 상품 등록 플랫폼인 ‘스토어팜’보다는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등 해외 오픈마켓들의 국내 시장 공략을 더 큰 위협요인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 2012년 102조원의 연간 거래액을 기록한 아마존과 지난해 매출 170조원을 돌파한 알리바바는 이미 규모면에서 국내 오픈마켓 기업들에게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무엇보다 양사 모두 페이팔과 알리페이라는 자체 결제툴까지 보유하고 있고 국내 시장 진출시 기존 사업자들의 지분을 빠르게 잠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 전문가는 “일부 업계 관계자들의 의혹과는 달리 정황상 네이버의 샵N 서비스 전환은 액면 그대로 오픈마켓 사업 정리 및 상품 데이터베이스 강화로 바라봐야 한다”며 “국내 주요 오픈마켓 사업자들이 네이버의 시장 진출을 막을 정도로 견고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해외 ‘공룡’ 사업자들의 진출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우세한만큼 이를 대비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