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침몰 전 선내 진입 실패한 해경ㆍ해군 '변명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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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2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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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조함 아닌 유도탄고속함 보내 1명도 구조못한 해군 "정비, 훈련 중"

  • "그렇게 빨리 침몰할 줄 몰랐다", "특수장비 챙기는 데 시간 걸려" 변명

아주경제 (진도) 김동욱 기자 = "구조함이 훈련·정비 중이었다", "그렇게 빨리 침몰하리라곤 생각 못했다. 출동하기에 바빴다."

탑승객을 내버린 채 도망친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에게 비난이 빗발치는 가운데 구조에 나선 해경, 군(軍)은 아무런 책임도 없는 양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시민, 유가족들은 "출동한 해군, 해경은 절체절명의 순간 왜 선내로 들어가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사지에도 뛰어들던 '막강 국군'은 어디로 가고 세월호 주변만 맴도느냐"고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승무원과 관제센터가 우왕좌왕하며 승객 구조 '골든 타임'을 놓친 데 이어 현장에서 또다시 귀중한 시간만 허비한 채 침몰하는 여객선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는 '이유'는 이렇다.

출동 지시를 받고 사고 당일(16일) 오전 9시 30분께 현장에 최초 도착한 목포해경 123함(110t)은 경비함으로서 선체 진입 요원은 물론 장비도 갖춰지지 않았다.
 

탑승객을 내버린 채 도망쳐 나온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에게 비난이 빗발치는 사이 구조에 나선 해경, 군(軍)은 아무런 책임도 없는 양 변명만 잔뜩 늘어놓고 있다. 사진은 구조 작전 및 구조 장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해난구조대장 장진홍 중령.


이후 해경 구난 헬기가 도착했지만 여기에도 선체 진입 인력이나 장비가 없었다.

헬기에 무게가 엄청난 장비를 실을 수 없고 출동 후에도 여객선이 침몰하리라는 생각을 못했다는 게 해경의 변명이다.

해군도 마찬가지다. 구조함은 훈련이나 정비 중이었다.

구조함 한 척은 충남해역에서 사격 훈련을 하고 있었고 다른 함은 정비 중이었다.

사고 해역과 가장 가까운 쪽인 신안 흑산해역에서 온 함정은 유도탄 고속함으로 오전 11시께 현장에 도착했다. 

구조 구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유도탄 고속함은 사고 해역을 맴돌기만 할뿐 전혀 구조 활동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이후 해군은 링스와 UH-60 헬기를 띄웠다.

그러나 링스헬기는 잠수함 탐색(링스)이 본래 임무이고 UH-60 헬기는 공격용 헬기이다. 인명 구조와는 무관하다.

구조함은 사고 다음날 새벽에 뒤늦게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여객선은 가라앉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해군은 헬기로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구명환을 바다에 투하하는 등 할 수 있는 역할을 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해경 자료에 따르면 단 한 명의 인명도 구조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선내 진입 장비를 갖춘 특수요원이 신속하게 도착했다면 더 많은 인명이 구조됐을 것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런 가운데 목포해경 123함 이형래(37) 경사는 아무런 안전 장비 없이 선체에 올라가 구명벌을 터뜨렸다.

구명조끼를 흔들며 구조를 요청한 탑승객 6명을 동료 직원과 함께 구조했다.

선체 내 진입이 늦어지는 사이 세월호는 오전 11시 18분 선수 부분만 남기고 물에 가라앉았다.

오후 2시 특수구조인력이 투입됐지만 선내 진입은 하지 못했다. 사고 발생 9시간 만에야 비로소 진입에 성공했다.

지난 23일 밤 팽목항의 한 실종자 가족은 "정부는 매일매일 준비만 하다 끝나느냐"고 거칠게 항의 했지만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ㆍ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못한채 고개만 떨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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