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슬픔에 잠긴 국민… "내수시장 얼어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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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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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들 행사취소·신제품 마케팅 취소 잇따라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 직장인 송모씨(31)는 오는 25일 직장 선후배들과 한강에서 함께하기로 약속한 '치맥(치킨+맥주)' 모임을 취소했다. 지난 16일 발생한 전남 진도 세월호 침몰 사고 때문이다. 그는 "요즘 같은 분위기에 동료들과 웃으면서 이야기할 기분이 나질 않는다"면서 "직장 선후배들도 같은 마음이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사고로 온 국민이 슬픔에 빠지며 소비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유흥·여가·쇼핑 등을 스스로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유통업체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미리 계획했던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도 있따르고 있다.

기업들도 이같은 분위기에 동참, 신제품 출시를 미루거나 마케팅을 최대한 축소시키고 있다.

◆ "세월호 사고 슬픔에 내수 얼어붙어"

세월호 사고 이후로 애도에 동참하기 위해 국민들이 소비를 자제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 19~20일 CJ오쇼핑 매출이 전주 대비 20%가량 줄었다. GS샵 역시 지난 16~20일 매출이 전년보다 10% 이상 하락했다. 아울러 백화점들이 봄 정기세일 마지막 주말을 맞아 대대적인 마케팅을 전개했던 지난 18~20일 오히려 백화점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술 소비도 감소했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 16~20일 주류 매출이 9~13일과 비교해 3.4% 줄었다. 세븐일레븐도 같은 기간 술 매출이 3.6% 감소했다. GS25 역시 맥주가 1.1%, 소주가 0.2% 각각 줄어들었다.

극장을 찾는 발길도 감소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6~21일까지 영화관을 찾은 관객 수는 136만2800명으로 전주 같은 기간보다 비교해 30%가량 줄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분간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가정의 달을 맞아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했는데 이번 세월호 사고로 홍보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화려한 마케팅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  "외식도 삼가… 외식업체 예약 취소 늘어"

외식도 삼가고 있는 분위기다.

CJ푸드빌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이후 저녁 식사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늘었난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저녁 예약 취소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한두 건 정도였지만 세월호 침몰 사고 다음 날인 17일에는 매장당 예약이 평균 4~5건 취소됐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고 걱정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저녁 식사 자리를 자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패밀리 레스토랑인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경우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16일부터 20일까지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과 매출이 평균 10% 감소했다. MPK그룹의 피자 브랜드 미스터 피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점포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 여행 취소 잇따라

여행 취소가 있따르면 관광업계가 걱정이 커지고 있다. 5~6월 봄 여행 성수기까지 이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각 지역 협회를 통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지역 일부 여행사에서 학생·공무원 등의 단체여행 취소율이 지난 18일 기준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진도·목포로 가거나 경유하는 여행과 공무원 연수여행은 대부분 취소됐다.

특히 경기도 교육청이 올 상반기 배편으로 가는 수학여행을 전면 금지하면서 귀로의 항공편까지 7000여석 취소되는 등 바닷길과 육로·항로 이동까지 줄줄이 중단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된 통영·무주·제천에서 관광 주간에 맞춰 진행할 계획이던 청소년 맞춤형 체험여행 프로그램을 전면 취소했다. 이와 함께 섬·산간 지역, 소외 계층 청소년 3000명을 대상으로 열 예정이던 체험 여행 프로그램도 취소했다.

◆ 신제품 홍보 자제… 출시 연기하기도

기업들도 세월호 사고 애도 분위기에 맞춰 신제품 홍보와 마케팅을 자제하는 한편, 신제품 출시를 연기하고 있다.

롯데주류는 이날 이 회사의 첫 맥주 제품인 클라우드를 예정대로 출시했지만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에 대한 애도 분위기를 고려해 관련 마케팅을 하지 않고 있다.

당초 롯데주류는 지난 8일부터 21일까지 신제품 클라우드의 프리 론칭 광고를, 이후에는 본 광고를 계획했다.  

더불어 시음회 등 다양한 행사를 계획했지만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하면서 모든 마케팅 활동을 중단키로 결정한 것이다.

오비맥주도 지난 18일부터 진행할 계획이었던 신제품 에일스톤의 대형마트 시음행사를 취소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도 지난 17일 예정됐던 보드카 브랜드 앱솔루트 애플 신제품 론칭 파티를 무기한 연기했고, 오는 28일 임페리얼 20주년 기념 한정판 공개 행사도 뒤로 미뤘다.

전자업계에서는 팬택이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국민적 애도에 동참하기 위해 오는 24일로 예정됐던 스마트폰 베가 아이언2의 공개 행사를 잠정 연기했다. 다음 달 중으로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소형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는 23일 예정된 청소기 신제품 미디어데이 행사를 연기했다. 일렉트로룩스 측 "애도 기간에 진행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해 행사를 미뤘다"고 말했다.

BMW코리아는 오는 24일로 예정된 순수전기차 i3 국내 출시행사를 최대한 간소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금호타이어도 28일 신제품 출시회를 무기한 연기했다.

패션업계도 각종 외부행사를 취소하며 애도에 동참하고 있다. 

이랜드는 지난 20일 잠실 종합운동장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리기로 예정됐던 2014 뉴발란스 뉴레이스 서울 행사를 잠정 연기했다. 아디다스도 같은 날 부산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2014 아디다스 마이런 부산 레이스를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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