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화재에 뻥 뚫린 시스템?…1등 삼성 체면 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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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2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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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지난 20일 발생한 삼성SDS ICT 과천센터 화재 사고로 인한 여파가 사흘이 지나도록 수습되지 않아 고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단순 화재라는 회사 측 설명과는 달리 삼성카드 등 주요 계열사들의 서비스 정상화가 늦어지고 있어 시스템 관리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삼성그룹은 20일 오후 12시 20분경 발생한 삼성SDS ICT 과천센터 화재에 대해 발전기 외부 연도에서 발화된 단순 화재 사건이며 6시간만에 완전 진화됐다고 밝혔다. 심각한 데이터 유실은 없으나 자체적으로 서버 가동을 중단, 수원센터로 관련 정보를 이관하는 과정에서 일부 계열사들의 서비스가 장애를 겪고 있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단순 화재라는 설명과는 달리 22일 오전까지도 주요 사이트들이 장애를 겪고 있어 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삼성그룹 홈페이지의 경우 채용 홈페이지가 마비, 금주로 예정됐던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합격자 발표가 연기된 상태이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역시 일부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삼성카드와 삼성SDS의 인터넷전화 서비스인 ‘와이즈070’이다. 삼성카드는 시건 당일 오후 2시 50분부터 현재까지도 홈페이지 및 앱을 이용한 모든 서비스와 온라인 쇼핑몰 등 인터넷망을 이용한 카드 결제, 제휴 금융사 중 4개 금융기관(기업, 광주,동부저축, 삼성증권) 제휴 체크카드 사용, 카드 결제 문자알림서비스 등 주요 서비스가 먹통이다.

특히 인터넷전화의 경우, 상당수의 사업자들이 서비스 장애로 인해 심각한 불편과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복구 시기조차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어 고객들의 불만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대규모 집단 소송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화재 사건으로 인한 삼성그룹의 전방위적인 서비스 장애가 삼성SDS를 축으로 한 전산망 관리 일원화 체계가 빚어낸 리스크로 보고 있다. 또한 삼성카드의 경우 데이터 백업 시스템 부실 등 재해복구시스템 미구축이 사태 확산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어 일류 기업이라는 명성에 흡집이 난 상태다. 일각에서는 단순화재라는 해명과는 달리 주요 데이터의 심각한 손상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일고 있다.

전동수 삼성SDS 대표 체제의 위기 대응 능력도 도마위에 올랐다. 삼성SDS는 지난해 12월 전동수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하고 글로벌 사업 강화 등 광범위한 사업 전략을 발표한바 있으나 화재 사건의 여파가 사흘째 이어지며 콘트를 타워 부실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이는 곧 리더십 부재와도 맞닿아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번 화재 사건으로 인한 고객들의 불편에 대해 거듭 사과 의사를 밝히고 피해보상을 포함한 조속한 해결을 약속했지만 여전히 명확한 서비스 정상화 시점을 내놓지 못하는 등 초일류 기업답지 못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그룹 차원의 신뢰도 하락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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