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일반 국민, TV시청 줄이고 휴식 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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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2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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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 직장인 안지현(32·가명)씨는 16일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스트레스가 심해져 식사를 하거나 푹 잠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사에선 업무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평소보다 눈물이 많아졌고 미안함에 크게 웃지도 못한다. 주말엔 미리 잡았던 나들이 약속을 취소하고 종일 TV를 통해 구조 소식을 지켜봤다.

세월호 참사가 대한민국 국민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로 인한 참사, 들려오지 않는 생존자 소식, 희생자 대부분이 선장 지시를 잘 따른 어린 학생이라는 사실은 분노와 슬픔을 더한다.

생명을 위협하는 사고를 경험한 사람은 그 충격 때문에 우울과 불안 등이 나타나는 급성 스트레스 반응을 경험한다. 이런 증상이 한달 이상 지속되면 악몽과 불면증, 공황발작 등을 겪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이어진다.

주변 가족도 사고에 대한 분노, 죄책감, 후회 등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을 갖게 된다. 재해를 간접 경험한 사람에서도 같은 반응이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이를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이런 반응이 계속돼 극심한 스트레스가 되는 경우다. 이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감염되기도 한다.

2001년 뉴욕에서 발생한 9·11 테러 당시 직접 사고를 당한 뉴욕 시민 전체가 급성 스트레스 반응을 경험했다. 또 미국인의 44%가 심각한 스트레스 증상을 보였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가 많은 단원고가 있는 안산시에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현재 나타나고 있다.

직장인 가운데는 종일 쏟아지는 세월호 보도에 몰입하다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어른으로서 마땅히 보호해야 할 학생들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더해져 일상적인 식사, 수면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자녀를 둔 부모들의 심정은 더 참담하다. 희생된 피해 학생들과 자녀들이 또래인 경우 ‘동일화’ 현상이 나타나 고통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나타난 이 같은 스트레스 반응을 줄이려면 TV 시청을 줄이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황재욱 순천향대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비정상적인 사건에 슬퍼하고 분노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나 과도하게 감정을 이입하면 불안감과 스트레스가 심해진다"며 "이럴 때는 TV 시청과 인터넷 사용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 파견된 구조인력이나 자원봉사자들 역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피해 상황을 그대로 목격해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기 때문이다.

이병철 한강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업무상 위험한 경험을 자주 겪는 소방관·경찰관 등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많고, 이런 증상은 수십년 후 뒤늦게 나타나기도 한다"며 "당장은 외상이 없더라도 우울·불안 증세가 지속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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