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인건비 급등으로 고민하는 대만과 일본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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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4-1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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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준호ㆍ배인선 기자 = 최근 중국 내에서 노동자들의 권리요구가 높아지면서 파업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추세다. 노동자 인권단체인 중국 노동통신에 따르면 지난 2011년 6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중국에서는 총 1171건의 파업과 노사분쟁이 있었으며, 파업이 가장 많이 일어난 지역은 제조업체가 밀집해있는 광둥성으로 나타났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의 대형 신발 회사에서 노동자 수만명이 임금 인상과 사회복지 개선 등을 요구하며 수일 째 파업을 벌이고 있다.

중궈징잉왕(中國經營網) 17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둥관의 운동화 제조 업체인 위위안(裕元) 공장에서 노동자 수만명이 14일부터 사회복지제도 개선과 주택 자금 지원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위위안은 세계 최대 운동화 하청 생산업체인 대만의 바오청(寶成) 그룹이 운영하는 회사다. 바오청은 현재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 뉴발란스, 퓨마 등 전 세계 60여개 스포츠브랜드 주문을 받아 운동화를 납품하며 전 세계 운동화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앞서 이달 초 위위안 노동자들은 실제 임금에 따라 사회복지와 주택 자금을 지원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에 사측이 노동자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복지를 향상하겠다며 업무 복귀를 제안했으나 노동자들이 사측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이번 파업이 빚어졌다.

회사 측은 파업 참여 노동자 수가 1000여명이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파업 참가인원이 3만~ 5만 명에 달한다는 보도도 흘러나왔다. 현재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이번 파업 사진들이 떠돌아 다니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돼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을 염려한 현지 정부 관료가 현재 나서서 노동자 대표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오청은 이미 지난해 중국내 인건비 상승과 위안화 가치 급등으로 경영난을 겪자 중국 내 생산 라인을 255개에서 204개로 51개(20%) 줄인 바 있다. 반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생산 라인은 23개와 16개씩 늘렸다. 이에 따라 현재 전체 그룹 매출의 60%가량을 동남아 생산기지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도 중국 인건비의 급등으로 인한 경영악화로 엄격한 절약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휴지의 질을 낮추고, 종업원들이 이용하는 샤워를 유료화하는 등 눈물겨운 절약을 실시하고 있으며 중국에서의 생산이 기로에 서있다고 전했다.

일본기업 70곳이 진출한 랴오닝성(遼寧省) 다롄(大連)시에서는 최근 이제까지 신경쓰지 않았던 비품에 대한 절약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일본무역진흥기구에서 실시한 2013년 조사에 따르면 랴오닝성(遼寧省)에 진출한 일본기업의 75%가 적자였다.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이유가 “인건비의 상승(85%)”이다.

또 다른 일본기업은 수도요금을 절약하기 위해 종업원들이 사용하는 샤워시설을 최근 유료화했다. 공장의 난방을 줄이거나 회계사무소를 일본이 아닌 현지 회사에 맡기는 등 절약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 신문은 이러한 절약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중국에서 생산을 계속해나갈 수 있을지 결단을 내려할 시기가 왔을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중국 웨이보에 올라온 둥관시 위위안 신발공장 파업 사진. [사진=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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