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해외직구가 국내 소비재 수입시장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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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2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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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2013년 해외직구 총액 추이>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해외직구 급증과 같은 소비 트렌드 변화가 국내 소비재 수입시장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25일 '해외직수 규모 아직 작지만 소비시장 장벽 허물어져 가고 있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배송대행업체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2009년을 기점으로 전자상거래를 통한 해외로부터의 특송화물 유입이 매우 가파른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가 인용한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해외직구 금액은 지난해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전년대비 111% 증가한 수치로 해외직구가 전체소비재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까지 확대됐다.

구매 분야도 다양화되고 있다. 의류·건강식품 위주였던 해외직구 품목은 최근 유아용품· 식품·가전제품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구입지역도 미국에 더해 중국·독일로 점차 넓어지고 있다. 전문 배송대행업체의 등장과 커뮤니티를 통한 정보 공유의 활성화로 해외직구는 점점 진화하는 추세다.

LG경제연구원은 해외직구가 이처럼 빠르게 확산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국내 소비시장의 개방도가 낮다는 점을 지목했다.

우리나라의 수입의존도는 OECD 국가 중 11위로 높은 수준이나, 소비의 개방도는 OECD 34개 국 중 29번째에 불과하다. 수입의 대부분이 원자재에 치중되어 있어 소비자가 직접 구입하는 소비재 수입은 미미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개방도가 낮다는 점이 해외직구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으로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시장이 덜 개방된 소비품목일수록 최근 해외직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각 품목별 소비지출 중 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중과 해당품목의 수입 증가율 간에는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난다.

자동차·가방·의류·신발·이미용품·보건용품 등에서 품목별 소비 개방도가 특히 낮게 나타나는데 자동차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최근 해외직구에 즐겨 이용되고 있는 품목들이다.

또 이 보고서는 해외직구를 매개로 소비 시장 개방이 확대되면서 소비자 선택의 다양성 확보와 경쟁에 따른 가격하락 등 후생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과거 일본에서는 병행수입의 활성화를 통해 소비재 수입이 크게 늘면서 국내외 가격차가 줄어든 사례가 있다. 해외직구 규모는 작지만 해외직구가 우리나라 소비시장에 던지는 의미와 파장도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다만 "해외직구가 단기간에 확대되면서 환불 및 교환, 상품 A/S의 제약, 정품 여부 등과 관련된 소비자 피해 등의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며 "국제간의 거래에 있어 국내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 마련 등 소비자 편익을 보다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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