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사자성어'로 본 금융권 경영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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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0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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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갑오년 새해 금융권의 화두는 ‘리스크 관리’와 ‘변화’가 될 전망이다. 금융권 수장들은 사자성어와 격언을 통한 올 신년사에서 이같은 경영 방침을 제시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권 수장들은 먼저 리스크 관리를 올해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일본의 아베노믹스 등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데다 대내적으로는 가계부채 부담ㆍ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소비위축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각종 금융사고 등으로 얼룩져 그 어느 때보다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이 커졌다.

금융당국 수장으로 두 번째 해를 맞이한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무신불립(無信不立)’을 강조했다. 믿음이 없으면 일어설 수 없다는 뜻이다. 지난해 금융권에서 터진 각종 횡령 및 비리,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바닥에 떨어진 신뢰를 끌어올리자는 의도다. 아울러 신 위원장은 “금융 신뢰를 손상시키는 행위는 어떤 것보다 엄중한 제재를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은 중국 송나라 벽암록의 ‘향상일로(向上一路)’를 인용했다. 향상일로는 지향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 마음 한 뜻으로 매진한다는 뜻이다. 임 회장은 “임직원 모두가 확고한 주인의식을 갖고 발전과 화합을 향해 향상일로의 마음가짐으로 매진하자”며 “특히 KB국민은행 도쿄지점의 사례를 교훈 삼아 해외사업장의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민은행 도쿄지점은 5년여간 4000억원대의 불법 대출을 한 혐의로 전 지점장과 부지점장이 구속 기소됐다.

과거를 반성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변화를 주문하는 수장들도 있다.

이순우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공자의 시경(詩經)에 나오는 '행백리자 반어구십(行百里者 半於九十)'이라는 문구를 인용했다. 백리를 가는 사람은 구십리를 절반으로 생각하며 간다는 것으로, 무슨 일이든 일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초심을 유지하고 꾸준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회장은 "세 차례나 (민영화가) 무산됐던 쓰라린 과거를 잊지 않고 신년에는 반드시 민영화를 달성할 수 있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는 '행백리자 반어구십'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이 회장의 적극적인 민영화 행보로 우리금융의 14개 계열사 중 우리투자증권을 포함한 8개사의 주인을 찾았지만, 새해에는 우리은행 매각이라는 큰 과제가 남은 상황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우리은행이 덩치가 너무 커 민영화 작업에 난항을 겪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임종룡 NH농협금융 회장은 우투 증권 최종인수를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농협금융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다른 금융기관들은 인수합병(M&A)을 통해 규모를 확대하고 경쟁력을 높여가며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추구했지만, 농협금융은 변화의 흐름에 따라가지 못해 금융지주사 중 최하위권에 머무르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임 회장은 ‘일명경인(一鳴驚人ㆍ한 번 일을 시작하면 세상 사람들이 깜짝 놀랄 만한 일을 해냄)’의 성과를 이루자고 주문했다. 그는 “성공적인 M&A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건전한 재무상태에서 다시 사업규모의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한다면 농협금융이 다시 금융권 선두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등고망원'(登高望遠ㆍ높이 올라서 멀리 봐야 한다)’과 ‘여시구진'(與時俱進ㆍ시대 흐름에 맞게 앞으로 나간다)’ 이라는 고사성어를 제시했다.

김 회장은 “우리의 가야 할 길을 잘 요약해주는 화두다"며 "조금 더 멀리 보고 변화에 맞춰 함께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그는 “기존의 방식대로라면 절대로 현재와 달라질 수 없다”며 “영업방식의 본질적인 변화와 함께 업권의 경계를 뛰어넘는 금융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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