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형진 영풍 회장, '감사 안 받는' 유한회사 설립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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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9-2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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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 일가가 외부감사 대상에서 제외돼 외국계 국내 법인이 선호하는 유한회사를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공정거래위원회ㆍ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장 회장 일가는 2012년 10월 경기 안산시에 경영컨설팅업체 씨케이를 자본금 35억원으로 설립한 뒤 이달 23일 첫 유상증자를 실시해 110억원을 추가 납입했다.

씨케이 주주는 영풍그룹 총수 일가뿐으로 장 회장, 배우자 김혜경 씨, 아들 세준ㆍ세환 씨, 딸 혜선 씨가 각각 20%씩 모두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설립 첫달인 작년 10월 영풍그룹 상장 계열사인 시그네틱스 지분을 4% 이상 사들이기도 했다. 씨케이 임원은 장 회장 1명으로 이뤄져 있으며 자신이 직접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주식회사와 달리 지분 양도가 제한되는 유한회사는 이사를 1인만 둬도 될 뿐 아니라 감사를 선임하지 않아도 된다. 현행 외부감사법 또한 유한회사에 대해 외부회계감사 의무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지금껏 외감 대상에서 빠져 온 유한회사에 대해 외부회계감사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를 비롯한 외국계 국내 법인이 주식회사를 유한회사로 전환하는 편법으로 기업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루이비통은 2011년 사회 기부금이 매출 대비 0.05%도 안 돼 비난을 샀지만, 이듬해 유한회사로 전환하는 바람에 최근에는 관련 정보가 아예 공개되지 않고 있다.

금감원은 올 상반기 유한회사를 외감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외감법 개정을 금융위원회에 건의한 바 있다. 금융위 또한 오는 10월 공청회를 열어 법률 개정안 초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을 받는 대기업집단 총수가 직접 유한회사를 만드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장 회장이 씨케이를 설립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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