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렬 기자의 생생부동산> 수익형 부동산 투자 ①수익률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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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7-0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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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1억원 투자로 오피스텔 3채 및 수익률 연 10% 보장’, ‘2년간 수익률 10% 보장’….

최근 길거리를 가다보면 흔하게 만날 수 있는 현수막이나 광고 전단지의 문구들이다. 은행권의 정기예금 금리가 2~3%대에 불과한 저금리 시대에 연 10% 수익을 보장한다니 혹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 시장은 지난 3~4년간 공급물량이 넘치면서 수익률이 저조한 상황이다. 그런데 1억원 투자로 오피스텔 3채, 연간 수익률 10% 보장은 어떻게 나온 것일까?

서울시내에 분양 중인 한 오피스텔 분양 관계자의 얘기를 들어봤다.

우선 분양가 1억원인 전용면적 15㎡형 오피스텔을 계약금 10%만 내고 중도금 60% 무이자 혜택으로 분양받는다. 내년 말 예정된 입주 시점에 세입자가 들어와 1000만원의 보증금을 받고 나머지를 담보대출 받으면 실투자금 3000만원선에 오피스텔 1채를 갖게 된다. 1억원이면 3채다.

여기에 1실당 월세 50만원씩 150만원, 1년 1800만원의 수익을 올리면 세입자 보증금 3000만원을 제외한 대출금 총 1억7000만원에 대한 이자 765만원(연이율 4.5%) 가량을 내고도 연간 1000만원 이상 순수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1억원으로 대출 없이 한 채를 분양받을 경우 연간 월세 600만원을 받아 수익률이 6%에 머물지만 대출을 받아 3채를 분양받으면 10%가 넘는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투자 방식을 두고 업계에서는 ‘레버리지 효과’(차입금 등 타인 자본을 지렛대로 삼아 자기자본이익률을 높이는 것)라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업체 측의 수익률 산출은 공실률과 관리·유지비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계산법이다. 결국 현수막이나 광고 전단지 문구는 ‘낚시성’ 광고인 셈이다. 자칫 이런 낚시성 광고에 넘어갔다간 골치덩이를 끌어안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세입자가 장기간 거주하게 되는 아파트와 달리 오피스텔은 세입자가 수시로 바뀌면서 공실(빈 집)이 자주 발생하게 된다.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공실이 장기간 발생하면 수익은 커녕 관리비 등의 지출만 늘어 손해를 보게 된다. 세입자가 바뀔 때마다 중개수수료가 발생하고 월세 수입에 따른 세금도 납부해야 한다. 특히 도시형생활주택과 달리 오피스텔은 부가가치세도 붙는다.

최근 오피스텔의 경우 가전기기 등 내부 시설이 모두 주인이 관리해야 하는 ‘풀옵션’ 형태가 대부분인데, 이를 유지·보수하는 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2년간 수익률 10%를 보장해준다는 ‘수익률 보장제’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실제 현금으로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할인된 분양가를 명목상으로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이름붙인 경우가 많다. 수익률 보장제를 내세울 만큼 분양이 잘 되지 않은 오피스텔이라면 입지가 안좋거나 수요가 많지 않을 수도 있다.

게다가 낚시성 광고를 하는 오피스텔 중에는 분양이 완료되지 않으면 시공여부도 알 수 없는 ‘깡통 오피스텔’일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분양중인 소규모 오피스텔들 중엔 이미 몇년 전부터 시장에 나온 것들도 있다”며 “분양이 안돼 공사비를 조달하지 못하자 공사를 미루고 있는 것들로, 준공이 지연되거나 사업 자체가 무산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허위·과장 수익률에 현혹되지 말고 실질적인 수익률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임대관리업체인 라이프테크 박승국 대표는 “업체 측에서 내세운 책정수익률보다 입주 후 실제 얻게 될 실질수익률이 낮은 경우가 많다”며 “입지와 임대수요, 주변 오피스텔 공급상황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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