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쏘나타, 중국 시장 연착륙…택시 이미지 벗고 스테디셀러 등극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3-05-27 15:0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노동절 연휴가 끝난 지난 2일 베이징의 코리아타운인 왕징의 한 선술집에 5명의 넥타이부대가 둘러앉았다.

무척이나 화기애해한 분위기의 이 사내들은 소주잔에 소주를 가득따른 후 “쏘나타”를 외치며 연신 잔을 들이켰다. 베이징현대차의 중견직원들이었다. 이날은 2011년 4월 출시됐던 YF쏘나타의 중국내 판매량이 20만대를 넘어선 사실을 확인한 날이었다.

중국에서 중형차가 2년동안 20만대 팔리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중국은 전세계 자동차메이커들이 총집결해 있는 격전장이다. YF쏘나타는 지난해 10만454대를 판매하며 중국 내 중형차(D세그먼트) 판매량 5위를 달성했으며, 올해 1분기에도 중형차(D세그먼트) 시장에서 판매량 6위(2만4437대)를 기록하며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꾸준한 월간판매량을 보이며 스테디셀러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도 현지언론으로부터 속속 나오고 있다.

1위부터 5위까지는 차례로 폭스바겐의 뉴파사트, 폭스바겐의 마고탄, 도요타의 뉴캠리, GM 뷰익의 리갈, 마쯔다의 마쯔다6였다. YF쏘나타의 하위에는 혼다의 어코드, GM 쉬보레의 말리브, GM 뷰익의 라크로스, 이치자동차의 베스턴, 닛산의 티아나, 포드의 몬데오 등이 위치해있다.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경쟁자들에 결코 밀리지 않는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

이날 스스로 조촐하게 자축연을 가진 직원들은 2011년 YF쏘나타를 중국에 론칭시킨 주역들이었다. 인용일 베이징현대 브랜드전략부 차장은 “어찌보면 20만대라는 숫자는 그리 크지 않을 수 있지만 그 의미는 결코 적지 않다”며 “출시전날까지 밤샘근무를 밥먹듯이 하면서도 마음을 졸였던 나날들이 지금은 행복한 기억으로 남게됐다”고 기뻐했다.

◆택시이미지 벗어던져

실제 출시초기만 하더라도 YF쏘나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일단 현대차의 중국내 브랜드 이미지가 낮았다. 2002년 중국에 진출한 현대차는 엑센트와 아반떼를 내세워 택시판매에 주력했다. 초반기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차종이 없었을 뿐더러 중국내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현대차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었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 현대차 택시가 대거 보급되면서 중국인들은 현대차를 알게됐고, 직접 택시를 타본 중국인들은 현대차의 품질이 괜찮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됐다.

이같은 전략은 현대차 발전의 밑거름이 됐지만 브랜드이미지를 ‘저가지만 쓸만한 차’에 머물게 했다. 이같은 요인으로 인해 현대차 브랜드의 중형차인 쏘나타는 중국시장에서 빛을 보지 못했었다. 전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NF쏘나타 역시 월간 판매량 2000대 안팍의 초라한 성적표를 냈을 뿐이었다. 우리나라 돈으로 3000만원을 넘어서는 중형자를 구매하는 고객들은 특히 브랜드이미지를 따진다. 과거 중국에서 중형차로 재미를 못본 현대차였기에 YF쏘나타 출시에 대해 “설마”하는 분위기가 존재했던 것.

하지만 출시후 6개월 만인 2011년 9월 월간판매량 1만대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중형차로서 판매량 1만대 돌파는 중국에서 히트상품 반열에 등극했음을 의미한다. 올해 3월 중형차시장에서 판매량 1만대를 넘긴 차 역시 4종류에 불과했다. 이듬해인 2012년에 쏘나타는 10만대 이상 팔려나갔고, 올해 들어서도 평균 8000대 이상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체급별 고가시장 진출태세

YF쏘나타의 스테디셀러 진입은 여러가지 의미를 갖는다. 우선 중국시장에서 중형차로서 성공을 거뒀다는 것은 현지 브랜드가치가 획기적으로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또한 독특하고 세련되며 눈에 띄는 디자인을 가진 YF쏘나타는 현대차를 중국고객들에게 강하게 각인시켰다. 앞선 모델인 NF쏘나타가 판매될 때만 하더라도 현대차는 일본차의 아류 정도로만 여겨져왔지만 YF쏘나타는 현대차의 개성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 중형차의 전략적 중요성을 감안할 때 YF쏘나타의 성공은 향후 현대차 브랜드가치의 도약에 청신호를 켰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는 마진이 높은 고가의 제품들이 더욱 잘 팔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YF쏘나타의 성공에 자신감을 얻은 현대차는 고가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해 11월 베이징 현대 3공장에서 생산된 신형 싼타페 메인 모델 가격을 25만위안으로 책정하여 판매를 개시했다. 이러한 가격은 한화로 4500만원 수준으로 북경현대가 승용차 시장에 이어 고급 SUV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현재 싼타페는 월간 7,000대 수준의 판매를 유지하며 쏘나타의 성공에 이어 고급 시장에서의 또 다른 성공이 예견되고 있다.

◆아직 갈길 바쁜 쏘나타

괄목한 성과를 거두긴 했지만 YF쏘나타의 갈길은 아직 멀다. 경쟁차종인 폭스바겐 파사트,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에 비하면 브랜드가치가 낮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이기 때문. 각 차종의 브랜드가치는 가격책정에 반영된다. 중국내에서는 폭스바겐, 도요타, 혼다가 가격을 결정하면 현대차가 그들에 비해 다소 낮게 가격을 책정하고, 그 후에 중국 로컬업체들이 현대차보다 낮게 가격을 정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다.

실제 2.0 자동변속기 모델의 기본사양 차종의 가격은 폭스바겐 파사트가 17만9800위안, 도요타 캠리가 17만9800위안, 혼다 어코드가 18만9800위안, 닛산 티아나가 17만7800위안이다. 반면 YF쏘나타는 16만6900원으로 책정돼 있다. 똑같은 현지생산분이면서도 경쟁차종에 비해 한화 200만원 이상의 가격차이를 보이는 것. 실제 소매판매가의 차이는 이보다 더 벌어진다는 게 현지 자동차 딜러들의 평가다. 현지매체가 시행하는 비교테스트에서 성능, 품질, 내구성,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에서 심심챦게 1위를 차지했던 쏘나타지만 성능에 비해 제값을 못받는 현실은 아직 브랜드가 낮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베이징현대차의 한 임원은 “현대차는 중국진출 11년째를 맞았고 그만큼의 시장노하우가 축적됐다”며 “그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온 것처럼 앞으로도 현지화와 고급화에 박차를 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1분기 중형차(D1) 판매순위

순위 차량명 판매량

1위 폭스바겐 뉴파사트 6만6511
2위 폭스바겐 마고탄 4만4877
3위 도요타 뉴캠리 2만8955
4위 뷰익 리걸 2만4984
5위 마쯔다 마쯔다6 2만4927
6위 현대 쏘나타 2만4337
7위 혼다 어코드 2만3675
8위 쉐보레 말리부 2만3106
9위 뷰익 라크로스 2만2284
10위 디이치처 베스턴 2만1301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