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경포대 때아닌 햄버거 인파, 평창동계올림픽서 대박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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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박성준 기자
입력 2018-02-2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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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호를 타지 않는 익숙한 음식으로 인식…평창동계올림픽서 햄버거 판매율 높아

강릉 경포호 인근에 위치한 햄버거 가게에 외국인과 국내 방문객이 줄을 선 모습.[사진= 박성준 기자]


“햄버거 사려고 1시간을 기다렸어요. 춥지만 괜찮습니다.”

지난 21일 강릉에 위치한 올림픽파크 내 맥도날드 매장에서 만난 한 미국인 관광객의 말이다. 국제스포츠 대회에서는 먹거리도 단연 화제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음식들이 주목받지만 세계인의 음식인 햄버거의 인기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식을줄 모르고 있다.

이날 올림픽파크에서 만난 한 자원봉사자는 “햄버거를 사기 위해서는 평균 30분에서 1시간가량 줄을 서야 한다”며 “다른 체험부스와 다르게 맥도날드 매장에는 외국인의 비율이 비교적 높다”고 말했다.

햄버거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꾸준히 화제를 모은 음식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일반적으로 햄버거에 익숙한 서구권 선수들뿐 아니라 동양권 선수들까지 햄버거를 즐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햄버거가 인기를 끈 이유는 맥도날드라는 세계 최대의 햄버거 업체가 공식스폰서로 자리잡고 있어서다.

맥도날드의 올림픽 후원은 지금부터 50년 전인 1968년부터 이뤄져오고 있을 정도로 역사가 깊다. 당시 프랑스 그르노블 올림픽 때 고향의 음식을 그리워한 미국 선수들을 위해 프랑스까지 햄버거를 공수한 것이 후원 역사의 시작이다.

1996년 미국 애틀랜타올림픽 때 첫 올림픽 매장을 선보인 후, 맥도날드는 올림픽마다 선수촌 내에서 올림픽 공식 레스토랑을 운영해 왔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역시 선수촌 내 매장을 열어 다양한 선수들로부터 인터뷰가 나왔다.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3000m 금메달리스트인 네덜란드의 카를레인 아흐데레이크터 선수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직접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싶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또 폐쇄적인 선수단 운영으로 유명한 북한조차 맥도날드 매장을 방문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맥도날드의 강릉 올림픽 선수촌 매장은 하루 2500명이 방문할 정도로 성황이다. 또 올림픽파크 안에 햄버거세트 모양으로 선보인 맥도날드 매장도 오픈 열흘 만에 방문객이 예상치의 두 배 이상인 8만1000명을 돌파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햄버거가 올림픽 기간 인기를 끄는 것은 공식스폰서인 맥도날드뿐이 아니다. 올림픽이 열리는 강릉 곳곳에서 햄버거의 인기를 살펴볼 수 있었다. 햄버거 가게의 높은 접근성에 문화권의 큰 기호를 타지않는 점이 더해져 햄버거의 인기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강릉 올림픽파크와 인접한 경포호 인근에는 유독 햄버거 가게가 많이 보였다. 올림픽 기간 동안 이 지역에서는 외국인들이 한 손에 햄버거를 들고 거리를 걷는 모습이 자주 발견됐다.

특히 바닷가에 즐비한 횟집보다 햄버거 가게에 사람이 훨씬 붐비는 분위기였다. 경포호 인근의 경포대를 주변으로 벤치에 앉아 햄버거를 먹거나 휴식을 즐기는 외국인도 종종 눈에 띄었다.

국내에서는 주로 점심의 의미를 갖는 햄버거였지만 강릉에서는 밤에도 가게에 사람들이 붐볐다. 오히려 밤에는 간단한 끼니를 때우는 모습이 아니라 펍과 같은 떠들썩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의 식사가 중요한 데 다른나라로 이동하다 보면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해외 여행을 온 입장에서는 익숙한 햄버거를 찾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릉 경포호 주변 국내 프랜차이즈업체가 운영하는 한 카페에서 수제버거의 취급을 알리는 네온사인이 반짝이고 있다.[사진= 박성준 기자]

 

강릉 올림픽파크 안에 위치한 맥도날드 매장에 사람들이 입장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 [사진=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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