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하한담冬夏閑談] 자기 개조의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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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호 전통문화연구회 회원
입력 2018-02-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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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더 나은 삶을 원한다면 자기 자신부터 바꾸라고 한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아 ‘세살 버릇 여든까지’라는 속담이 괜히 있는 게 아님을 절감하게 된다.

그럼에도 해낸 사람에게는 ‘비인간적’이라는 반어적 수사를 붙인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했다는 존경의 찬사다.

내 주변에 그런 사람이 두 분 있다. 한 분은 스포츠계 출신인데, 바위처럼 과묵하다. 20대 후반까지 말이 매우 많았다고 한다. 일마다 자기가 나서고 마무리 말까지 해야 직성이 풀렸다. 그러던 어느 순간 그게 다른 사람들을 몹시 괴롭힌다는 사실을 깨닫고 입을 다물었다.

또 한 분은 전직 고위공직자인데, 인내심이 무서울 정도다. 그 인내력을 바탕으로 많은 난관 앞에서 상상 이상의 능력을 발휘해 왔다. 그분은 초등학교 때까지 화가 나면 누구에게나 물불 안 가리고 덤벼들었다. 버릇없는 외아들 그 자체였다. 그걸 스스로 고친 것이다.

성격 개조는 성형수술과 다르다. 외모와 달리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재발의 여지가 많다. 특히 술에 취하면 실패하기 쉽다. 그러나 두 분은 두주불사(斗酒不辭)임에도 초인적인 노력으로 재발을 막아왔다. 보통사람 경지를 넘어선 것이다.

장자(莊子)는 위(衛)나라 대부 거백옥(蘧伯玉)을 ‘나이 60을 살면서 60번 변화했다’고 칭송했다. 꾸준히 반성하고 노력하며 늘 자신을 바꾼 것이다. 공자도 거백옥 안부를 물으니 심부름꾼이 “우리 주인께서는 허물을 적게 하려고 하시지만, 아직 능하지 못하십니다(夫子欲寡其過而未能也, 부자욕과기과이미능야, <논어> '헌문' 26장)”라고 대답하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자기 개조의 어려움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보통사람으로서 쉽게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다. 그러나 인간이기에 감히 엄두를 내야 하고, 인간이기에 실패하더라도 포기해서는 안 되는 일이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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