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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기의 그래그래] '이'도 '잉'도 아닌 게 情은 깊어라
[사진=최보기 작가·북칼럼니스트 ] "가시내야/너의 가슴 그늘진 숲속을 기어간 오솔길을 나는 헤매이자/술을 부어 남실남실 술을 따르어/가난한 이야기에 고히 잠거다오(···) 부서지는 파도소리에 취한 듯/때로 싸늘한 웃음이 소리 없이 새기는 보조개/가시내야/울 듯 울 듯 울지 않는 전라도 가시내야/두어 마디 너의 사투리로 때아닌 봄을 불러줄게/손때 수줍은 분홍 댕기 휘 휘 날리며/잠깐 너의 나라로 돌아가거라"(이용악 시(詩) ‘전라도 가시내’ 중) 나라를 일본에 빼앗겨 &
2018-03-0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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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수의 변방별곡] 전쟁을 막으려면 전쟁에 대비하라
[사진=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작가] 아들이 대학에 입학했다. 12년간의 준비 끝에 마침내 성공했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로 대학입시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입시는 전쟁과 다름없었다. 대학에 입학했다고 해서 한시름 놓아서도 안 되는 시대가 됐다. 제2의 입시라는 취업전쟁이 더 치열하기 때문이다. 다시 새로운 취업전쟁을 준비해야겠지만, 그래도 몇 년간은 평화의 시대가 오길 바란다.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 로마의 전략가 베게티우스의 이 말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되풀이되고 있는
2018-03-01 09: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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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열의 디지털 콘서트] 블록체인의 가능성과 한계
[사진=김홍열 초빙 논설위원·정보사회학 박사] 지난 1월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를 규제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잠시 하락했던 가격이 최근 다시 상승하고 있다. 지난 토요일 1비트코인당 1200만원대로 가격이 회복됐다. 1월 6일 고점 2598만8000원에 비해서는 2분의1 수준이지만 한때 770만원대로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많이 회복됐다고 볼 수 있다. 가격 회복에는 여려 요인들이 있다. 국내에선 2월 20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가상화폐가 정상적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돕겠다”라고 한 발언이 호재가 됐다. 해외
2018-02-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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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기의 그래그래] 우리도 '기본소득' 좀 안 주나?
[사진=최보기 작가·북칼럼니스트 ] 서양의학을 전공한 의사인데 인문학 저술과 강연으로 더 이름을 얻은 인사의 강연을 일부러 찾아가 들은 적이 있다. 소문으로 들은 ‘비싼 강연료’에 '대체 얼마나 강연을 잘하기에 그러나' 궁금해서였다. 자신의 지중해 여행을 서두에 꺼낸 그는 ‘세계 3대 책을 꼽는다면 성경, 일리아스, 신곡’이라면서 호메로스와 그리스 신화로 이야기를 옮겨갔다. 강연을 들으려는 동기부터 삐딱선을 타서 그런지 거기서부터 벌써 두 가지가 거슬렸다. 하나는 그가 돈이
2018-02-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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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권의 酒食雜記] 고락(苦樂)의 스포츠
[사진=박종권 칼럼니스트] “늘 혼자였다. 나 자신과의 경쟁이었다. 코트에 서면, 일순 주위의 모든 것이 사라진다. 나와 공만 남는다.” 테니스 여제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의 술회이다. 그녀는 1975년부터 2006년까지 167차례 우승했다. 윔블던배를 20회 차지했으며, 그랜드슬램도 59차례 정상에 올랐다. 지독한 연습 벌레였다. “공은 절대 똑같은 모양으로 네트를 넘어오지 않는다. 언제나 조금씩 다르다.” 그렇다. 상대가 있는 경기에서 완벽하게 동일한 상황은 거듭되지 않는다. 벽 치기는 필요 없다. 다
2018-02-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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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의 도시 이야기] 말뫼의 터닝포인트
[사진=윤주 지역전문가·한국지역문화생태연구소장] 말뫼(Malmö)는 스웨덴 서남쪽 끝에 위치한 곳으로, 덴마크 코펜하겐 건너편에 있는 항구도시이다. 스웨덴어로 ‘자갈’과 ‘모래’라는 뜻을 지닌 말뫼는 그 이름이 지칭하듯이 13세기경 항구도시로 건설될 당시 넓은 백사장이었다. 항구도시가 된 후 인구가 늘고 19세기 중반에 철도가 개통되자 스웨덴 각지를 연결하는 중심지가 되었고, 큰 조선소가 들어서면서 경제적으로 크게 발전했다. 그러나 1980년대 스웨덴 조선사업이 불황에 빠지면서 코
2018-02-2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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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열의 디지털 콘서트] 갑질과 성폭력, 폐쇄된 공간의 비극
[사진=김홍열 초빙 논설위원·정보사회학 박사] 하루가 멀다 하고 갑질과 성폭력에 관한 뉴스가 쏟아져 나온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썩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내용도 충격적이다. 새로 보도되는 사건들이 많아 쉽게 잊히지도 않는다. 갑질과 성폭력은 사회 모든 분야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도덕적이라고 믿었던 종교 기관, 대학·대학원 등 학교 캠퍼스는 물론이고 언론사, 정당, 법원, 경찰, 검찰, 문화단체, 시민사회단체, 군대, 기업 등 어디 한 군데 예외가 없다. 갑질과 성폭력의 피해자 역시 특
2018-02-2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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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지락필락智樂弼樂] 배신의 탄생과 종착역
[사진=조용준 작가·문화탐사 저널리스트] 서양에서 ‘배신의 아이콘’은 은전 서른 닢에 예수를 로마 병사에게 넘긴 가롯 유다가 꼽히지만, 동양에서의 그것은 여포(呂布)라 할 수 있다. 여포는 원래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의 등장인물 가운데 명장으로 손꼽히는 한 명이었다. 적토마(赤兎馬)를 타고 방천화극(方天畵戟, 언월도(偃月刀)나 창 모양으로 만든 옛 중국 무기)을 지닌 모습이 압도적 패기를 보여 ‘사람 중에는 여포가 있고, 말 중에는 적토마가 있다(人中呂布, 馬中赤兎)’는 말까지
2018-02-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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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파탄잘리의 요가수트라] 통찰洞察
[사진=배철현 서울대 교수(종교학)] 시(視) 내가 하루 종일 본다. 나는 두 눈을 통해 들어오는 많은 정보들을 ‘나’라는 렌즈를 통해 쉴 새 없이 해석한다. 그 해석된 정보들은 ‘나’라는 정체성을 건설하는 조그만 벽돌들이다. 파탄잘리는 요가를 자신에게 감동적인 진정한 자아를 ‘보는 행위’라고 정의했다. 그는 진정한 자아를 산스크리트어로 ‘드라스트르’라고 표현했다. 드라스트르는 ‘보는 행위’ 그 자체이며, 동시에 어떤 대상을 보는 주체인 ‘보는 사람&r
2018-02-19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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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욱의 음악이야기] 한국대중음악상, 축제의 장 만들자
[사진=정병욱 대중음악평론가·한국대중음악상선정위원] ‘2018 제15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이 오는 28일 구로아트밸리에서 열린다. ‘경쟁적인 1등뽑기 조장’과 ‘실질적인 음악인의 소외’, ‘매체 노출이나 기여도에 따른 선정’ 등 각종 폐해가 뒤따르는 여타 연말 가요시상식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지난 2004년 3월 처음 시행된 이래 벌써 15년째이다. 여전히 유명한 이벤트는 아니지만 최소한 주류 음악상과 다른 새로운 가치와 정체성을 가진 음악상으로서, 많은 음악인들이
2018-02-1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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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열의 디지털 콘서트] 포털 규제법과 네트워크 시대의 미디어
[사진=김홍열 초빙 논설위원·정보사회학 박사] 최근 창당한 민주평화당의 김경진 의원이 일명 '포털 규제법'을 지난 8일 대표 발의했다. 신규 법안 제정이 아닌 기존 법률의 개정을 통해 포털 사업자에게 사회적 책임을 강하게 요청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 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기존 법률은 3개다. 전기통신사업법,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다. 이 3개 법의 개정을 통해 완성될 ‘포털 규제법’은 민주평화당의 전신인 국민의당의 당론이었다. 네
2018-02-1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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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파탄잘리의 요가수트라] 오사五思
[사진=배철현 서울대 교수(종교학)] 분류(分流) 나는 조용히 앉아 마음속에 떠오르는 무수한 생각들을 지켜본다. 생각은 외부의 자극이 오감을 통해 인식되면서 어디에선가 등장한다. 혹은 그런 자극 없이 오래전부터 기억에 간직됐던 이미지 혹은 상상력을 통해 생기기도 한다. 생각이 나의 말을 지배하고 말은 내 행동을 지배한다. 하루에도 수백 개 혹은 수천 개 이상 등장하는 생각의 공격들을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이해 방법은 없을까? 무질서하게 보이는 대상을 자신만의 원칙으로 구분하고 분류하는 행위가 추상(抽象)이다.
2018-02-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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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수의 변방별곡] '한반도기' 독도와 일본
[사진=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작가] 온 나라가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이라는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북핵 문제로 전쟁 위기까지 거론되던 연초의 긴장감은 봄눈 녹듯이 사라졌다. 북한의 참가로 평창올림픽은 ‘평화올림픽’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마련되었고, 특히 현송월에 이어 김영남, 김여정으로 이어지는 북한의 수위 높은 방남 인사 공세에 대한민국은 기대하지 않았던 남북화해 무드에 휩싸여 있다. 종편에 출연한 보수적인 인사마저도 “김여정을 비롯한 백두혈통의 방남이 진정한
2018-02-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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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기의 그래그래] 자취(自炊)의 추억
[사진=최보기 작가·북칼럼니스트 ] 역대급 한파가 연일 기승이다. 날씨가 몹시 추운 날이면 늘 생각나는 추억이 있다. 자취(自炊)란 ‘가족을 떠나 혼자 지내는 사람이 손수 밥을 지어 먹으면서 생할함’을 뜻한다. 기술이 발전하고 경제가 부흥하면 사람들의 생활 방식(Life Style)도 그에 따라 바뀐다. 요즘 역시 집을 떠나 혼자 살며 자취를 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그 방식은 40대 이상 세대들이 경험한 그것과 많이 다를 것이다. 요즘은 어지간하면 전기밥솥에 밥을 짓는다. 그조차 싫으면 전자레인지에 2~3분
2018-02-0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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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권의 酒食雜記] 부인지인(婦人之仁)
[사진=박종권 칼럼니스트] 배신감은 무능한 자의 자기연민이다. 속았다면,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사람을 보는 안목이 부족했던 것이다. '보는 것은 속이는 것'이라 했다. 보고싶은 것만 보이는 법이다. 껍데기만 보고 알맹이는 놓쳤거나 애써 무시했던 탓이다. 사람을 믿기는 쉽지 않다. 내가 나를 못 믿는데, 어찌 남을 믿을 수 있나. '내 속에 내가 너무나 많다'는 노래도 있다. 어떤 내가 진정한 나인지 과연 알 수 있을까. 하지만 믿지 않으면 늘 불안하다. 따라서 그냥 믿고, 실망스럽다는 생각이 들면 그저 기
2018-02-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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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열의 디지털 콘서트] 게임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
[사진=김홍열 초빙 논설위원·정보사회학 박사]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에 따른 중독 및 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할 예정이다. WHO가 펴내는 국제질병분류(ICD,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의 개정 초안 ICD-11에서 게임 중독 및 게임 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한다고 예고했다. ICD-11의 내용들이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다. 금년 5월 예정인 2018년 세계보건총회에 ICD-11이 제출되고 통과돼야 효력이 발휘된다. 그 사이에 일부 내용이 수정될 가능성은 있지만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ICD-10에서 ICD-11로의 개정작업
2018-02-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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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파탄잘리의 요가수트라] 집착執着
[사진=배철현 서울대 교수(종교학)] 반복(反復) 나의 일상은 반복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내가 하던 일들을 가만히 생각해 보면, 대부분 아무런 생각 없는 습관적인 행동들이다. 요즘은 방학이 되어 집안에서 똑같은 일들을 하면서 소일한다. 내가 사는 지구도 그렇다. 지구는 지난 50억년 동안 태양 주위를 쉬지 않고 항상 같은 자리를 수없이 돌았다. 마당에 서있는 능수벚나무도 반복을 수행한다. 변화가 없이 서있는 능수벚나무이지만, 일년 주기로 같은 행위를 반복한다. 지구의 공전과 자전의 순서
2018-02-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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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지락필락智樂弼樂] 차례상에 차(茶)를 올리자
[사진=조용준 작가·문화탐사 저널리스트] '중여서준(衆艅犀樽)'은 코뿔소(犀) 모양으로 만든 술잔(樽)으로, 중국 상(商)나라(BC 1600~BC 1046) 혹은 그 이전에 만들어진 청동 제기(祭器)다. 높이 22.9㎝, 길이 37㎝로 술잔으로는 매우 크기 때문에 일상용품이 아님을 금방 알 수 있다. 상나라는 고고학적 연대를 확인할 수 있는 중국의 가장 오랜 국가다. 상나라는 한때 은(殷)나라로 부르기도 했지만, 은은 상 왕조의 마지막 수도로서 상 왕조가 멸망한 뒤 주(周)나라에서 상의 주민을 낮게 호칭하던 것에서 비롯된
2018-02-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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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기의 그래그래] 배려 파는 사회
[사진=최보기 작가·북칼럼니스트 ] 나는 신도시 중동에 산다. ‘부천 중동’이라고 말하지 않는 이유는 경기도의 서울 위성도시에 산다는 것을 굳이 강조하고 싶지 않아서다. 함박눈이 펄펄 내렸던 2월 어느 날, 나는 아파트 베란다에서 한참 눈을 감상했다. 하염없이 눈을 쳐다보자니 마음이 아늑해지며 시심(詩心)이 솟구쳤다. ‘한밤중 중동에 눈이 나린다. 멀리 객지를 떠도는 나그네의 마음이 떨린다. 눈은 바닥을 육박하고 내 마음은 하늘로 육박한다. 거기 닿으면 고향이 있을 건가.’ 시 같은 넋
2018-02-0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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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권의 酒食雜記] 입춘동풍(立春東風)
[사진=박종권 칼럼니스트] 거센 서풍이었다. 죽은 잎사귀들을 몰아가면서 날개 달린 씨앗들을 겨울의 잠자리에 누워 있게 하는 바람이었다. 파괴하면서 보존하는 바람이었다. 그 서풍이 지나간 자리에 다시 바람이 분다. 낙목한천(落木寒天) 삭풍이다. 시인 셸리는 노래했다.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다고. 그렇다. 대한(大寒)이 물러가자 봄이 저만치 달려온다. 어느덧 입춘이다. 입춘에 장독이 깨진다 했던가. 입춘 추위는 꿔서 해도 한다더니 옛말 그대로이다. 그래도 우수(雨水)가 되면 대동강 물도 풀린다 했다. 삼천리 금수강
2018-02-01 06: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