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하한담 冬夏閑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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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하한담冬夏閑談] 나의 '오늘의 운세'
'명분보다 실리를 선택하라'(ㅈ일보) '식욕 없어도 잘 먹을 것'(ㅈ일보) '남는 게 없는 장사에 뒷짐을 져야 한다'(ㅁ신문) 집에서 구독하는 신문, 공부방에서 보는 신문 등에 실린 오늘의 나의 운세(運勢)다. 오늘 나는 어떻게 살아야 재앙을 피하고 복을 받을 수 있을까? 사실 이게 궁금해서 운세란을 펼쳐 보는 것인데 “실리 쪽을 택하라, 밥을 잘 먹어라, 남는 게 없는 장사는 그냥 두라”는 하나마나한 충고를 한다. 밥도 잘 먹고 있으니 오늘의 운세는 내게는 아무 소용이 없다. 오늘의 운세는
2017-12-01 06:00:00
[동하한담 冬夏閑談] 갑질의 먹이사슬
“덕(德)을 닦는 데는 힘쓰지 않고 지위(地位)로 자신을 귀하게 하는 것은 자신에게 화를 끼치는 것이다.” - 이수광(李睟光·1563~1628)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남을 업신여기고 그 반대급부(反對給付)로 자신의 위상을 높이려는 비열한 행위를 우리는 흔히 ‘갑질’이라 한다. 주로 좋지 않은 행위에 대해 비하하는 뜻으로 붙이는 접사(接辭) ‘-질’의 어감(語感)에서도 이미 느껴지듯이 참으로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지위나 돈이 있는 사람 중에 갑질의 꼴불견을 보이는 사
2017-11-30 06: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충(忠)의 수평적 의미
오·남용으로 완전히 '맛이 간' 말을 상투어라 한다. ‘사랑’ ‘우정’ ‘행복’ ‘추억’ 같은 말을 누가 들먹이면 닭살 돋을 것 같고, 그 사람 맨 정신인가 싶다. ‘의리’는 조폭 전용어가 되다시피 해 보통 사람이 쓰면 이상하다. 이런 말은 코미디의 우스개, 형식적인 주례사, 축사 같은 데서나 명맥을 유지한다. '충성(忠誠)' '충효(忠孝)'는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상투어이다. 왕조시대 유학이념 때문에 그 의미가 경직됐고, 일제강점기와 독재
2017-11-28 06: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무한경쟁 권하는 사회
古猶什一弱制強(옛날에는 열에 하나 약한 자가 강한 자를 제어했으나) 近何盡是強食弱(요즘은 어찌해 온통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잡아먹는가?) 변종운(卞鍾運) 「醉後放筆」 중 위 시의 배경은 19세기이다. 작자인 변종운은 역과(譯科) 중인 출신이며, 일생 동안 신분적 한계에 갈등하고 스스로 위로하기를 반복한 인물이다. 뛰어난 재능과 원대한 포부는 어쩌면 그의 일생에서 독이 되었을 수도 있다. 날개를 달고도 비상(飛翔)이 허락되지 않았으니 희망고문이나 진배없다. 지금에야 어디 그러할까. 하지만 사람들은 신분제라
2017-11-27 06: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자모(自侮), 자훼(自毁), 자벌(自伐)
우리는 우리의 땅 한반도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우리 운명을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하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질문해 봐야 하는 운명과 같은 물음이다. 자문(自問)은 스스로 묻는, 그래서 저절로 나오는 물음이다. 우리의 자문은 "인생이란 무엇인가?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와 같은 철학적·근원적이지만 그래서 한가하게 느껴지는 질문에 앞서 우리만이 해야 하는 질문이다. 트럼프의 미국, 시진핑의 중국 그리고 아베의 일본이 노골적으로 펼치는 각축을 피부로 느끼면서 오늘 우리 모두 함께 던져 보는 이
2017-11-24 06: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기백(己百) 기천(己千)
'기백'(己百) '기천'(己千)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가 더러 있다. 한자 성명이 통용되던 시절 이름에 흔히 쓰는 '터 기(基)'가 아닌 '몸 기(己)'자라서 약간 의아해 하던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중용'(中庸) 20장을 아는 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재능이 뛰어난) 남이 단번에 해내는 일을, 자신은 (그만 못해도 포기하지 말고) 백번 하라. 남이 열 번에 해내면 자신은 천 번 하도록 하라(人一能之 己百之 人十能之 己千之, 인일능지 기백지 인십능지 기천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면
2017-11-21 06: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슈퍼맘' 교육
언제 어디서나 뉴스가 쏟아져 들어오는 요즘이다. 지난해 촛불 이후 엄청난 일이 계속 벌어져 어지간한 뉴스가 아니면 둔감해졌다. 뻔한 거짓 주장을 심각하게 펼치는 몰골은 식상한 지 오래됐다. 그런데 지난주 눈이 번쩍 떠지고 귀가 쫑긋해지는 말이 TV 뉴스에 나왔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이 연세대 학생들에게 한 특강이었다. '내로라는 고위직들이 여기저기서 거짓말과 변명, 왜곡을 일삼는데 그래도 역시 스승만이 새겨들을 만한 말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염 총장은 좋은 학점, 스펙쌓기에 모든 것을 걸다시피 하는
2017-11-20 05: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바꿀 혁(革)
동양 문화권에서는 역사적 인물을 그의 사후에 평가·기록하는 전통이 있었다. 행장(行狀)과 졸기(卒記)에서 그의 삶의 행적을 기록했던 것이다. 이는 한 인물의 전체 삶과 공과를 역사 기록자가 평가하는 사평(史評)의 정신이다. 올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탄생 100년이 되는 해(1917년 11월 14일). 그가 우리 현대사에 남긴 족적은 어느 인물에 비할 바 없이 크고 깊으며 그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현재 진행중이다. 그의 삶의 궤적은 국망(國亡)과 일제 침략, 해방과 정부 수립 그리고 분단과 전쟁이라는 우리의 비극적
2017-11-17 06:00:00
​[동하한담 冬夏閑談] 작은 사람의 몽둥이
소아가 몽둥이를 쥐면 함부로 사람을 때리고, 소인이 권력을 잡으면 함부로 사람을 해친다. 소아지장(小兒持杖) 호란타인(胡亂打人) 소인집병(小人執柄) 호란상인(胡亂傷人) - 성대중(成大中·1732~1809) 소아(小兒)이건 소인(小人)이건, 둘 다 성장이 덜 되어 작은 사람을 말한다. 소아는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모두 성장이 덜 되어 작은 사람이고, 소인은 신체적으로는 비록 성장했을지라도 정신적으로 성장이 덜 되어 작은 사람이다. 신체적인 성장이야 선천적으로 타고났으니 문제 삼을 일이 아니다. 문제는 정신적인 미
2017-11-16 05: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고독해야 고독하지 않다
'고독해야 고독하지 않다.' 원재훈 시인의 ‘고독의 힘’(홍익출판사)에 소개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말이다. 고독에 정면으로 맞서 철저히 고독하면 고독하지 않다는 것이다. 문학소녀의 감상적 표현 또는 언어유희 같지만 실은 일상에 절실한 구체적 지침이다. 이는 근래 많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일본산 신조어 '관태기(關怠期)', '고독력(孤獨力)' 등과도 관련이 있다. 관태기는 '관계+권태기' 합성어로 인간관계에 지쳤다는 뜻이고, 고독력은 ‘혼자 지내는 힘’을 말하
2017-11-14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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