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하한담 冬夏閑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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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하한담(冬夏閑談)] 역사(歷史)를 배우는 이유
역사를 배우는 것은 장차 한 시대의 잘잘못을 밝히기 위해서이다. 夫學史者 將以明一代之得失也(부학사자 장이명일대지득실야) - 증공(曾鞏·1019~1083) 자랑스러운 역사만이 역사일 수는 없다. 부끄러운 역사도 역사다. 자랑스러운 역사는 배우고 계승하면서 그 전통을 오래도록 보존해야 할 것이며, 부끄러운 역사는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철저히 반성하면서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중요한 이유이고 목적이다. 그래서 역사는 직시(直視)하고 직서(直書)해야 한다. 자랑스
2018-03-16 06: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더불어 공부하는 즐거움
結社依諸勝(결사의제승) 모임 맺어 여러 벗들에게 의지하고 橫經卽小堂(횡경즉소당) 경서를 펴들고 소당으로 나아간다 閭閻還揖讓(여염환읍양) 여염집은 읍양의 예를 돌이키고 童稚話文章(동치화문장) 동네 아이들 문장을 이야기하네 하략(下略)··· -이희사(李羲師) 위의 시는 조선 후기 소북계 문인이었던 이희사(李羲師)의 작품이다. 재야에 있으면서도 시문에 뛰어나 당대 문인들의 존경을 받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 시의 제목은 본래 '친척 및 가까운 이웃의 동지들과 함께 계를
2018-03-15 06: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게으름을 고치는 약은?
조선 중기 성여신(成汝信·1546~1632)은 아들 황(鎤)의 게으름을 일깨우기 위해 '성성재잠(惺惺齋箴)'이라는 글을 짓는다. 성여신은 아들이 기상도 있고 국량도 커서 큰 인물이 될 그릇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점차 의지가 약해지고 기운이 빠지더니만 나태해지기 시작했다. 하루는 아들이 공부에 정진하겠다는 뜻을 말하자 성여신은 너무 기뻐서 아들에게 글을 지어 다음과 같이 격려하였다. “한 몸의 주인은 오직 마음이요(一身之主 曰惟心矣·일신지주 왈유심의), 한 마음의 주인은 오직 경뿐이다(一心
2018-03-14 06: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장애와 비장애
고대 중국에서는 대부분 악사(樂師)가 시각장애인이었다. 재능도 재능이지만 생계보장 차원의 배려에서였다. 공자는 악사가 모임에 참석하면 앞장서서 자상하게 안내했다(<논어> ‘위령공’ 41장). 제자가 “(그것이) 악사와 (자리를) 같이 하는 방법입니까(與師言之道與·여사언지도여)”라고 묻자 공자가 대답했다. “그렇다. 악사를 돕는 진정한 도리다(然固相師之道也·연고상사지도야).“ 범조우(范祖禹)는 공자가 이처럼 장애인, 홀아비, 과부 등을 업신여기지 않은 점을 주목했
2018-03-13 06: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개과(改過), 치과(恥過) 그리고 문과(文過)
개과천선(改過遷善), 허물을 고쳐 앞으로는 착한 일을 하도록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개과가 말처럼 쉬운 게 결코 아니다. 우리 모두 크고 작은 잘못을 평생 얼마나 저지르며 살고 있는가? 사람은 누구나 과실을 저지를 수 있다. 또 잘못은 저지르기는 쉽고 고치기는 어렵다. 그래서 공자는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 잘못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리지 마라"고 가르치셨다. '잘못을 저지르지 말라'가 아니고 '고치라'고 하셨다. 그것도 '고치라'고 하지 않고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고 하셨
2018-03-12 06: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말의 속도, 소의 속도
소 타는 게 좋은 줄 모르다가(不識騎牛好·불식기우호) 말이 없는 이제야 알겠어라(今因無馬知·금인무마지) 석양 무렵 꽃풀이 핀 이 길을(夕陽芳草路·석양방초로) 봄과 함께 느릿느릿 가노라(春日共遲遲·춘일공지지) - 양팽손(梁彭孫·1488~1545), <우연히 읊다(偶吟·우음)> 꽃을 시샘하는 추위가 아직 더 있겠지만, 피부에 와닿는 바람이 이제는 봄이라 속삭인다. 그 속삭임에 한두 번 속다 보면, 연초록의 새싹도 파릇파릇 돋아날 터이고, 예쁜 꽃도 활짝 피어나리라. 바람의 속삭임을
2018-03-09 06: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냉정과 열정사이를 노닐던 여인, 사도온(謝道蘊)
舌端談屑自霏霏(설단담설자비비) 혀끝에선 막힘 없이 계속 말이 나왔고 隔障從容爲解圍(격장종용위해위) 장막 너머 조용히 막힘을 풀어줬지 林下淸風吹未已(임하청풍취미이) 수풀 아래 맑은 바람 끊임없이 부는데 分飛柳絮政依依(분비류서정의의) 날리는 버들개지 참으로 아스라이 -작자 미상, '사도온'-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여인’이라 하면 식상한 표현일까? 하지만 이는 사도온(謝道蘊)을 지칭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말이기도 하다. 그녀는 위진남북조 시대 동진(東晉)의 여인으로 아버지는 장
2018-03-08 06: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1년 농사의 시작, 경칩(驚蟄)
어제가 경칩(驚蟄)인데, 한(漢)나라 무제(武帝)의 이름인 ‘계(啓)’를 피휘(避諱)하여 ‘계칩(啓蟄)’이라고도 한다. 경(驚)은 ‘놀라서 일어나다’이고, 칩(蟄)은 ‘겨울잠을 자는 벌레’로, 경칩은 ‘겨울잠을 자던 벌레가 놀라서 일어난다’는 의미이다. “경칩이 되면 땅의 맥이 이미 녹고 농사일이 점차 시작된다(驚蟄則土脈旣融 農事漸始)”라는 '목민심서(牧民心書)'의 언급처럼, 조선시대 왕은 농사의 본을 보이는 적전(籍田)을 경칩이 지난 해일(亥日)에
2018-03-07 06: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난세(亂世)와 봄
봄이 남녘을 출발, 북상하고 있다. 그러나 그 행군 가도가 순탄치 않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퇴각하는 겨울 잔당의 저항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때쯤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시가 ‘봄을 찾아(심춘·尋春)’이다. 작자가 송(宋)나라 대익(戴益)이라느니 무명의 당나라 여승이라는 등 분분하고, 표현도 판본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핵심은 크게 다르지 않다. “종일 봄을 찾아 헤맸으나 구경도 못하고(終日尋春不見春/종일심춘불견춘) 짚신 닳도록 산언덕 구름만 밟고 다녔네(芒鞋踏破嶺頭雲/망혜답
2018-03-06 06: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성인(聖人)의 죄인(罪人)
"맨날 공자, 맹자 같은 이야기만 하면 누가 관심을 갖겠어요." 무더기로 휩쓸려 가입된 고교 동창 단체카톡방을 통해 받은 문자 속에 들어 있는 말이다. 영양가 없는 소리를 부지런히도 퍼나르는 게 요즘 문자 폭탄들인데 이 이야기는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녀석은 <논어>, <맹자>는 읽었을까? 집에 책 한두 권이야 있을 수 있겠지만 제대로 읽지 않았을 거야. 깊이 있게 생각하며 제대로 읽었으면 절대 이런 소리 못해"라는 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다. 서생은 은퇴 후 7년 넘게 논어, 맹
2018-03-05 08:3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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