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의 끝없는 진화" … 패션업계 재능기부에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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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2-2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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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코오롱FnC가 지난해 론칭한 의류브랜드 래코드>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최근 유통업계가 이색적인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과거 연탄 나르기·김장도우미 등 비교적 단순 노동력을 제공하던 봉사활동에서 벗어나 기업의 전문성을 살리는 재능기부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교복업체 스쿨룩스는 탈북 청소년 정규학교인 '한겨레 중고등학교'의 학생복을 3년간 무상지원 하고 있다.

탈북 청소년들은 보통 한국청소년 보다 키도 작고 체격도 왜소하지만 그간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학교에서 제공한 체격에 맞지 않는 교복을 물려입어 왔다. 이에 스쿨룩스는 교복업체의 노하우를 살려 탈북 청소년들의 체형을 반영한 교복을 전액 무상 제작했다.

스쿨룩스 마케팅전략팀 관계자는 "평범한 봉사활동을 하는 방안도 있지만 기왕이면 전문성을 살린 후원 활동을 통해 기업의 특성을 자연스럽게 알리면 좋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어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며 "최근에는 기업의 윤리 의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사회공헌활동도 점차 다양해 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록시땅도 시각장애인 후원에 앞장서고 있다. 브랜드 창립자인 올리비에 보쏭은 시각장애인들의 후각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들을 조향사로 키울 수 있도록 점자표기 패키지 개발·향수 클래스 진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997년부터 록시땅은 제품 패키지에 점자 표기를 병행하고 있으며 2006년에는 록시땅 재단을 설립해 후진국의 시각장애 퇴치를 돕는 비정부기구 '오르비스'를 후원하고 있다.

특히 오르비스는 안과 치료를 할 수 있는 비행기를 운행하고 있는데 록시땅은 비행기 모양 비누를 만들어 그 판매금 전부를 오르비스에 기부한다. 또 지난해 록시땅코리아는 시각장애인들이 조향사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향수 에센스 키트가 들어있는 점자책을 만들어 한국점자도서관에 기증하고 향수 클래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코오롱 FnC도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를 통해 환경과 독립디자이너 육성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3월 론칭한 래코드는 재고로 소각되는 옷들을 재활용해 만든 브랜드로, 제품 개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재고 물량 해체 작업'을 장애인 직업 재활시설 '굿윌스토어'와 함께 하고 있다. 또 제품 디자인을 독립 디자이너들과 진행해 가능성 있는 디자이너들의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래코드 관계자는 "한해 재고 물량 처리비용만해도 수백억원에 달하는데 이를 활용해 옷을 만들면 환경도 생각할 수 있고, 또 역량 있는 독립디자이너들도 도울 수 있어 기업차원에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제품 반응도 좋지만 브랜드 스토리를 접한 소비자들은 특히 더 반응이 뜨겁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기업에 요구하는 사회적 책임의 수준이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사회공헌이 '의무'로 자리잡은 만큼 일회성, 홍보 중심의 사회공헌보다 전문성을 살리는 재능기부형태의 공헌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진=록시땅이 제작한 점자 향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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