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멕시코전 앞둔 '무색'의 신태용호, 사우디보단 이란 같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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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기자
입력 2018-06-21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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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잠겨 있는 신태용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연합뉴스 제공]


신태용호는 벼랑 끝에 몰렸다. 스웨덴전 패배로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놓였다. 남은 건 두 경기. 2차전 멕시코와 경기에서 승점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실상 짐을 싸야 한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무색무취다. 아무 색깔이 없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0-1로 패한 스웨덴전에서 보여준 ‘유효슈팅 제로’의 굴욕은 참담했다. ‘트릭’을 강조한 신 감독은 ‘김신욱 카드’를 뽑아 들었지만,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손흥민의 공격 능력을 전혀 살리지 못한 ‘역효과’만 양산했다.

멕시코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의 강팀이다. 이번 대회에서 F조 최강으로 꼽힌 강력한 우승후보 독일(1위)을 침몰시켰다. 57위에 불과한 한국은 객관적 전력에서 한 수 아래다. 신태용호는 현실적으로 ‘기적의 승리’를 노리며 최대 이변을 꿈꿔야 한다.

24일 0시(한국시간)에 열리는 멕시코전을 앞두고 아시아 두 팀이 ‘오버랩’ 된다. A조에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사우디아라비아와 B조에서 1승 뒤 1패를 떠안은 이란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대회 개막전에서 개최국 러시아에 0-5로 참패했다. 경기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전 세계 축구 전문가들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21일 조별리그 2차전 우루과이에 0-1로 패하면서 조기 탈락이 확정됐다. 한 골만 내준 게 다행일 정도로 인상적이지 않았다. 마치 한국과 스웨덴전을 떠올리게 만든 경기였다.

반면 이란은 달랐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모로코를 1-0으로 제압했다. 21일 열린 스페인과 경기에서는 아쉽게 0-1로 패했다. B조에서는 모로코(2패)의 탈락이 확정된 가운데 이란(1승1패), 스페인, 포르투갈(1승1무)이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국이 결정된다.

이란의 색깔은 확실했다. 이란의 숨 쉴 틈 없는 ‘질식수비’는 스페인의 매서운 창을 무디게 만들었다. 수비 뒤 역습은 날카로웠다. 스페인의 간담을 써늘하게 만든 장면도 수차례 나왔다. 0-1로 뒤진 후반 17분에는 이란의 사이드 에자톨라히가 문전 혼전 상황에서 스페인 골문을 열었지만, VAR(비디오 판독) 결과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득점이 무효가 돼 아쉬움을 삼키기도 했다. 스페인은 90분 내내 쩔쩔 맸고, 이란은 졌지만 ‘수비 축구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명확히 보여줬다.

신태용호는 선택의 갈림길에 있다. 멕시코를 상대로 전술 변화가 필요하다. 더 이상 ‘트릭’은 통하지 않는다. 한국이 ‘잘 할 수 있는’ 축구를 해야 한다. 약체로 평가됐던 러시아와 일본도 ‘자신들의 축구’를 펼치며 이변의 주역이 됐다. 한국은 그동안 월드컵에서 정적인 높이 축구보다는 스피드를 살린 팀워크 축구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현재 신태용호의 강점도 높이가 아닌 스피드다.

우려가 되는 건 과연 신 감독이 ‘신태용호의 색깔’을 얼마나 파악하고 있느냐다. 한국보다 월등한 기량의 팀들을 상대로 이기고 지는 것보다 중요한 건 납득할 수 있는 경기력이다. 멕시코전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보다는 이란과 같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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