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장현수 향한 비난,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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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기자
입력 2018-06-19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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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장현수.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이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올인’했던 스웨덴과 첫 경기에서 뼈아픈 VAR(비디오판독) 페널티킥 한 방에 무너졌다. 졸전 끝에 패한 경기였지만, 한 골 차 승부였기에 짙은 아쉬움이 남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18일(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웨덴에 0-1로 석패했다. 골키퍼 조현우의 눈부신 선방에 힘입어 실점 위기를 넘긴 한국은 후반 20분 스웨덴의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에게 치명적인 페널티킥 결승골을 허용해 무릎을 꿇었다.

이날 한국은 스웨덴전을 위해 준비한 비공개 전략을 공개했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운 4-3-3 카드가 신태용 감독이 숨겨둔 ‘트릭’의 한 수였다. 경기 초반 한국이 주도권을 잡으며 스웨덴을 압박했다.

상황이 꼬인 건 전반 28분이다.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한 박주호가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신태용호의 ‘플랜 A’가 흔들렸다. 오른쪽 허벅지 부상을 당한 박주호는 김민우로 조기 교체됐다. 이후 김민우는 후반 16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빅토르 클라손의 드리블을 태클로 저지하다 비디오 판독을 거쳐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이날 경기 직후 비난의 대상이 된 장현수가 도마 위에 오르기 시작한 두 차례 상황이다. 왜 장현수일까.

스웨덴전 패배의 모든 화살이 장현수를 향한 이유는 두 차례 실수 탓이다. 그중 하나는 박주호의 부상, 또 다른 하나는 페널티킥 유발의 빌미 제공이다. 하지만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렸다.

박주호가 부상을 당한 건 불운이다. 장현수가 반대편에서 올려준 롱패스를 라인 부근에서 헤딩으로 따내려다 오른쪽 허벅지 부상을 당했다. 점프와 착지 과정에서 햄스트링 부상이 의심된다. 지나친 의욕이 부른 악재였다.

이 장면을 두고 장현수를 비난하는 것은 과하다. 위험지역이 아닌 후방에서 올라온 패스였고, 롱패스의 정확도는 떨어질 수 있다. 또 박주호의 부상도 투지가 부른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누구의 탓도 아닌 불운이고 악재다.

그러나 장현수의 두 번째 실수는 치명적이었다. 김민우가 페널티킥을 허용한 태클을 하기 전 단계에서 장현수의 빌드업이 상대 압박에 끊겼다. 장현수가 상대의 압박 수비를 무리하게 개인기로 제치려는 동작은 불필요했다. 더 빨리 더 안전하게 볼을 처리했어야 맞다.

역습 전환에 있어서 수비수의 실수는 치명적인 결과를 부른다. 월드컵 무대에서 국가대표 중앙 수비수를 맡고 있는 선수라면 한 번의 실수라도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그 비난을 감당해야 한다. 장현수의 볼 처리 미숙에 의한 실수로 인한 페널티킥 허용은 한국의 패배를 부른 유일한 실점이었다. 수비수에게 결과론은 숙명이다.

대회는 끝나지 않았다. 장현수도 고개를 숙일 필요는 없다. 실수를 뼈저리게 느끼고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 아직은 비난보다 격려가 필요한 때다.

한국은 반드시 승점을 따내야 했던 스웨덴전에서 빈손으로 돌아섰다. 16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남은 두 경기는 독일을 잡은 멕시코와 독이 오른 독일이다. 신태용호가 하나로 뭉쳐야 작은 희망도 바라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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