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아프리카 대륙의 꿈 '4강 진출'…'펠레의 저주' 풀릴까

박경은 기자입력 : 2018-06-18 12:44수정 : 2018-06-18 12:44

[벨기에의 로멜루 루카쿠(왼쪽)가 상대팀 선수의 공을 뺏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이집트, 모로코를 비롯한 아프리카 국가의 월드컵 4강 진출이 이뤄질지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스포츠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개막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이집트와 모로코, 나이지리아와 튀니지, 세네갈 등 아프리카 5개국이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월드컵 사상 아프리카 국가가 8강을 뚫고 4강에 진출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축구 황제’ 브라질의 펠레는 1977년에 "2000년, '밀레니엄 시대'가 오기 전에 아프리카 국가 중 하나가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가져갈 것"이라고 예언했다. 하지만 2018년인 지금까지 그 예언은 실현되지 않았다.

사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아프리카 5개국이 준결승에 진출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튀니지(21위), 세네갈(27위), 모로코(41위), 이집트(45위), 나이지리아(48위) 등 단 한 국가도 FIFA 랭킹 상위 20위 안에 들지 못 했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2회 연속 우승국인 카메룬의 국가대표 출신 로렌은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프리카 국가 중 하나가 이번 월드컵 준결승까지 오르기를 기대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다”며 “우리 앞에 우수한 팀들이 너무 많다”고 밝혔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코트디부아르를 이끈 스벤 예란 에릭손 스웨덴 축구감독 또한 아프리카 대륙에서 월드컵 우승국이 나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 “한 마디로 조직력 부재탓”이라며 “내가 코트디부아르 팀에 합류했을 때 완전히 ‘카오스’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위스 친선 경기 때 경기 시작 45분 전에야 유니폼을 받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에릭손은 “나는 디디에 드록바에게 ‘우리는 뛰어난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월드컵에서 선전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드록바는 ‘우리는 할 수 없다’고 부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0 남아공 월드컵이 끝날 무렵, 나는 드록바가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단지 현실적이었을 뿐이라고 이해했다”고 말했다.
 

[모로코 축구팬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20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 모로코, 이란에 패배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본선에 진출한 모로코가 이란에 패했다.

모로코는 지난 16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이란전에서 0-1로 패했다.

이날 경기 후반 50분, 이란에 프리킥이 주어진 상황에서 골문 앞에 있던 모로코 선수 아지즈 부핫두즈가 헤딩으로 걷어내는 데 실패해 자책골을 범했다. 이는 후반 추가 시간에 들어간 골이었기에 모로코에게는 실수를 만회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고 있던 모로코는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 ‘우승 후보’들이 포진한 B조에서 이란전 패배로 인해 16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살라 빠진' 이집트도 우루과이에 덜미
이집트 역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 히메네스의 헤딩골에 무릎을 꿇었다.

이집트는 지난 15일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이날 경기에서 이집트의 ‘간판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는 어깨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고 벤치에 앉아 있었다. 우루과이의 거친 공격에도 이집트는 경기 89분 동안 촘촘히 수비했으나 마지막 1분을 지켜내지 못 했다. 후반 44분 중앙수비수 호세 히메네스의 헤딩이 승부를 갈랐다.

A조에서는 지난 14일 개막전 당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5-0의 승리를 거둔 러시아와 우루과이가 승점 3점씩을 차지해 조별리그 1위다.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는 본선 진출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무기력한 아프리카 강호 나이지리아
지난 17일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나이지리아는 크로아티아에 0-2로 참패했다.

이날 경기 전반 32분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 선수가 코너킥을 차올리자 마리오 만주키치가 골문 앞에서 헤딩슛으로 막으려고 했으나 결국 골로 이어졌다. 모로코의 아지즈 부핫두즈 선수가 이란전에서 범한 헤딩 자책골에 이어 이번 월드컵 2호 자책골이다. 후반 24분 크로아티아에 페널티킥 기회가 주어졌고 키커로 나선 모드리치가 득점에 또 한 번 성공했다.

나이지리아는 크로아티아에 패하며 네 차례 연속 월드컵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졌다. D조는 세 차례 연속 16강에 진출한 나이지리아와 ‘동유럽 강호’ 크로아티아,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와 본선 진출 첫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와 비긴 아이슬란드가 속해 ‘죽음의 조’로 꼽힌다.

나이지리아는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당시 디에나 마라도나가 뛰고 있던 아르헨티나를 제압하고 조별리그 1위를 차지하는 등 선전을 보여 펠레의 예언을 실현시킬 뻔한 적도 있다. 그러나 8강 진출 문턱에서 좌절했다.

▲아프리카의 희망, 튀니지과 세네갈
오는 19일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튀니지와 잉글랜드의 월드컵 조별리그 G조 1차전 경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잉글랜드는 전통의 강호로 세계 최고 축구 리그로 여겨지는 프리미어리그가 개최되는 나라이면서 동시에 월드컵마다 우승 후보 또는 최소한 ‘4강 후보’ 정도로 지목되는 나라다.

튀니지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 비해 낙관적으로 보인다. 튀니지는 아프리카 국가 중 FIFA 랭킹 순위가 21위로 가장 높고 또한 유럽리그 출신 선수 10명을 포함해 A매치 70경기 경력이 있는 에이먼 매슬러티가 주장 겸 골키퍼를 맡는 등 탄탄한 팀구성을 가지고 있다.

G조가 튀니지, 잉글랜드(12위) 외 벨기에(3위), 파나마(55위)로 구성돼 벨기에와 잉글랜드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농후해 보이지만 잉글랜드가 월드컵 4강에 진출한 것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당시가 마지막이기도 하다.

세네갈 역시 오는 20일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폴란드와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치른다. FIFA 랭킹 8위인 폴란드를 세네갈이 꺾고 16강 진출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세네갈은 월드컵 개막 직전 한국과 비공개 평가전에서 2-0으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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